(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미국 국채 수익률 급등의 영향 등으로 강세를 보였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에도 연 1.50%를 찍는 등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본격적으로 반영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5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6.24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5.871엔보다 0.369엔(0.35%)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2162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1666달러보다 0.00046달러(0.04%) 내렸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9.24엔을 기록, 전장 128.80엔보다 0.44엔(0.34%)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5% 상승한 90.274를 기록했다.

개장 초반에는 달러 인덱스가 한때 1월 초 이후 최저치 수준까지 내려서는 등 외환시장에 리플레이션 베팅이 완연했다. 경기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세질 것이라는 기대가 강해지면서다.

일본 엔화는 미 국채 수익률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106.00엔도 위로 뚫는 등 약세 흐름을 재개했다.

일본 엔화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통화인 스위스 프랑화의 약세도 두드러졌다. 투자자들이 안전 피난처였던 스위스프랑을 던지는 등 위험선호로 돌아서면서 유로-스위스프랑의 경우 한때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들어 외환시장 분위기는 급하게 되돌려졌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단숨에 연 1.50%를 위로 뚫는 등 급증한 인플레이션 우려를 반영하면서다. 초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지속되는 가운데 1조9천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재정 부양책도 곧 가시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았다. 여기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도 속도를 내면서 미국을 넘어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뒷받침하는 한편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했다.

원자재가 강세를 보이면서 위험선호의 프록시 통화 가운데 하나인 호주 달러화도 가파른 강세를 보인 뒤 약세로 돌아섰다. 호주 달러화는 위험선호 심리 강화를 반영하면서 한때 0.8000달러를 위로 뚫는 등 3년 만에 최고치 수준까지 치솟았다.

영국 파운드화도 달러화에 대해 강세 흐름을 이어갔지만 오후 들어 0.92% 하락한 1.40060달러에 거래를 마치는 등 미 국채 금리 급등에 약세로 급반전됐다.

유로화도 달러화에 대해 1.22달러를 기록하는 등 한 달 만에 최고치 수준을 회복하며 강세 흐름을 재개했지만, 미 국채 금리 급등에 하락세로 급선회했다.

파월 의장이 비둘기파적인 행보를 강화했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잦아들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전날까지 이틀 연속 미국 의회에 출석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는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재확인했다. 그는 경제가 더 회복될 때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막대한 자산 매입도 지속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고용시장에 슬랙(완전고용과 현재 고용수준의 차이)이 많으며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는 데 3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은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까지 나서 시장을 다독였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는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기저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당분간 잠잠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기대가 올라가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은 상당히 더 진전을 이룰 때까지 채권 매입을 유지할 것"이라는 기존의 방침도 재확인했다.

웰스파고의 거시전략가인 에릭 넬슨은 "미국은 실제로 수익률 움직임 측면에서 이들 다른 국가들에 많이 뒤처졌다"면서 "뉴질랜드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18bp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건 매우 놀랍다"면서"원자재 영역은 최근 확실히 매우 뜨거웠다"고 덧붙였다.

UBS의 외환전략가인 바실리 세레브리아코프는 "채권 수익률 상승은 세계적인 움직임이 되고 있다"면서 "이는 미 국채 수익률이 높아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러한 높은 채권 수익률은 팬데믹(대유행) 이후 강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의 징후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 글로벌 경기 반등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일부 통화는 뒤처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 약세에는 약간의 차별화가 있다"며 "미국의 실질 수익률이 하락하고 달러화가 전방위적으로 매도되면서 모든 것이 움직였던 작년과는 같은 상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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