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2%대까지 급등한 것과 관련, 서울채권시장에서는 결국 수급 문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채권 수급의 악화 문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도 마찬가지라며 결국 시장의 소화능력을 넘어선 채권 공급을 중앙은행이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26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이날 국고 10년 지표물인 20-9호의 금리는 2.0%에 개장했다. 전일 민평금리 대비 10.7bp 급등한 수준이다.

10년 국채선물도 장중 121틱까지 하락하며 급락세를 나타냈다가 이후 낙폭을 일부 회복했다.

이날 국내 금리 상승은 표면적으로 미국 금리의 급등이 원인이지만 시장참가자들은 결국 그 배경에 채권 공급이 늘어나는데 중앙은행이 이를 적극적으로 흡수하지 않는 수급 상황 악화가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도 1조9천억 달러의 부양책이 통과됐음에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존의 자산매입 조치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은행은 그동안 금리 상승을 지켜보는 입장을 취했다.

다만 한국은행은 이날 금리급등에 대응해 상반기 5조~7조 원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해 국채선물이 일부 낙폭을 회복하기도 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역시도 수급 이슈"라며 "시장 금리가 경기나 물가 요인으로 상당히 오르기도 했지만 더 반영될 여지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늘어나는 채권 물량에 비해 중앙은행의 역할이 제한적이라 그 영향이 고스란히 금리 상승 리스크로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채권을 누가 사는지의 문제인데 10년 금리가 2%를 찍었는데 누가 선뜻 사겠다고 나설 사람은 없다"며 "시장의 소화 능력을 넘었다는 의미고 결국 중앙은행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이날 한국은행이 나서면서 10년 금리가 2.0% 수준에서 단기 고점을 형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중장기적인 금리 상승 추세는 여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금리가 2%에서 막히는 분위기"라며 "다만 전일 이주열 총재의 기자간담회를 보면서 시장이 단순매입 기대를 이미 금리에 반영해 이날 시장회복세도 제한됐다"고 말했다.

그는 "5조 원 정도는 시장이 예상했던 수치"라고 덧붙였다.

공동락 연구원은 "연간으로 보면 금리가 상승하는 추세지만 단기적으로 그 속도가 가팔랐다"며 "중앙은행이 금리 상승을 제어하면서 차익실현이 나오는 국면이 되면 시장도 안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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