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노요빈 기자 = 한국은행이 올해 상반기 중 5조~7조 원 규모의 국채매입 계획을 발표했지만, 채권시장 약발은 좀처럼 먹히지 않는 분위기다.

대외적으로 금리 상승세가 워낙 가파른 데다,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따른 공급 부담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시장 참가자들은 지적했다.

26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10년 국채선물은 오전 11시1분 현재 전일 대비 76틱 급락해 127.66을 나타냈다.

한은의 국채매입 계획 발표 직후 선물 낙폭이 50틱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가 이내 다시 확대됐다.

한은은 앞서 올해 상반기 중 5조~7조 원 규모의 국채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별도로 필요시 시장 안정화 차원의 추가적 대응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한은의 개입에도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지 않은 배경으로는 가파른 글로벌 금리 상승세가 꼽힌다.

전일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1.50%를 가뿐히 넘어섰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무려 14.35bp 급등해 1.5251%를 나타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한은의 매입 발표 이후에도 시장이 밀리고 있다"며 "현재 분위기로 저 정도 직매입은 턱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이 발표에 그치지 않고 당장 매입에 나섰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시장은 한은의 발표 방식에 실망하는 듯하다"며 "한은이 매입을 할 거면 오늘 해야 맞는 거 같은데, 10년 국채선물이 원빅 밀린 장에서 어느 부분을 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장기금리에 대한 한은의 시각도 약세가 이어진 배경으로 꼽힌다.

장기금리 상승에 소극적인 태도를 고려하면 이날 발표한 매입 물량 외 추가 대응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이야기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전일 국내 장기금리의 급등 관련 질문에 장기 금리는 미국 등 주요국 금리 움직임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현재 장·단기 금리차가 용인 수준인지 판단하기 대단히 어렵다고 답했다.

B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국채매입과 별도로 추가 대응을 시사했지만, 기조에 변화가 없다면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글로벌 금리 상승세가 언제 멈출지가 관건이다"고 전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약세 배경으로 꼽혔다.

추경과 국채를 통한 조달 규모 등은 다음 달 2일 공개될 예정이다. 국채발행이 많을 수 있다는 우려 등이 매입 발표 이후에도 남아 있다는 것이다.

C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현재로서는 한은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추경발(發) 시장 변동 우려에 대응했는지 알기 어렵다"며 "대내적인 수급 이슈도 추경 발표 전까지 지속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추경에 따른 적자국채 발행 규모가 예상보다 줄어들 경우 한은의 개입 효과가 뒤늦게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있다.

D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15조 원이 안 된다는 여당 관계자 발언을 보면 국채발행이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며 "매입 발표 효과는 추경 규모 공개 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은 전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경용 국채발행 규모가 15조원 정도냐'는 질문에 "그 정도는 안 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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