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 강화에 두 자릿수 급등하며 1,120원대로 상승했다.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한 가운데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을 받았지만, 달러 인덱스 상승세가 제한적인 가운데 원화가 주요 통화 움직임에 비해 유독 약세를 보이면서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궁금증을 키웠다.

26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종합(화면번호 2110)과 달러 인덱스(6400)에 따르면 간밤 미 국채금리 급등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 인덱스는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 90.2~90.4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전일 아시아 장중 달러 인덱스가 89.9~90.1선에서 등락한 것을 고려하면 강세폭이 그리 크다고 할 수는 없다.

반면, 이날 달러-원 환율은 역외시장에서부터 원화 약세 움직임을 반영하며 15원 넘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전일 종가대비 1.4% 이상 상승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과 비교해도 달러-원 상승폭이 더 크다.

전일 아시아 시장 마감 당시 달러-위안 환율이 6.45위안 부근에서 등락한 것과 비교하면 0.9%가량 상승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의 급등세가 큰 그림에서는 달러 강세와 흐름을 같이 하는 것이 맞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 지수가 주요 기점인 3,000선을 또다시 위협하고 이날 MSCI 지수 리밸런싱 이슈에 외국인이 주식을 대량을 매도하는 국내 이슈가 더해지면서 달러-원 상승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오랜 기간 박스권 등락에 포지션이 가벼운 상황이지만, 일부 숏커버 물량도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진단도 나왔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큰 틀에서 달러 강세를 따라간다는 기조는 유효하다"며 "다만, 달러 인덱스 구성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유로화다 보니 원화와 비교했을 때 달러 움직임은 크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도 "달러 인덱스는 유로가 70%를 차지하고 있는데 유로화가 생각보다 안 빠지면서 달러가 많이 강해지지 못한 듯하다"며 "유로 펀딩으로 신흥국 통화를 산 곳들이 있을 텐데 미 금리가 오르면서 기존 포지션을 언와인딩하는 과정에서 유로를 다시 사다 보면 유로는 상대적으로 덜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달러 인덱스 흐름에는 워낙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만큼 일부 요인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달러화가 상방 경직성을 갖는 이유가 ▲미국뿐만 아니라 주요국 금리 상승으로 인한 스프레드 축소와 ▲백신과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 ▲리플레이션 구간 인식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 금리 급등에도 달러 지수는 팬데믹 이후 저점 부근으로 하락하기도 했다"며 "이러한 달러화 상방 경직성 배경은 미국 금리 상승에도 여타 주요국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10년 금리 스프레드가 오히려 축소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백신 보급과 이로 인한 유럽 경제봉쇄 완화 등으로 경제가 정상화의 경로로 진입할 것이란 기대도 유효하다"며 "현재 미 금리 상승과 빠른 성장, 인플레 우려 등이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아직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리플레이션 구간에서 위험선호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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