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는 안전자산 선호 등의 영향으로 주말을 앞두고 강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 수익률 급등세가 진정 기미를 보였고 리플레이션 베팅은 주춤해졌다. 투자자들이 오버나잇 리스크를 의식하며 위험 회피 성향을 강화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가파른 강세를 보였던 호주 달러화와 영국 파운드화 등도 전날부터 약세로 급반전됐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6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6.58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6.240엔보다 0.340엔(0.32%)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2065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1620달러보다 0.00968달러(0.80%)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8.59엔을 기록, 전장 129.24엔보다 0.65엔(0.50%)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76% 상승한 90.958을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는 월간 기준으로 0.55% 상승했다.

전날 미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달러화 강세 쪽으로 급선회했던 외환시장 분위기는 이날도 여전했다. 기세등등했던 영국 파운드화는 일주일 만에 최고의 하락세를 보이며 1.40달러 아래로 내려섰다.

일본 엔화는 106.00엔대 안착을 시도하는 등 달러 대비 약세 폭을 확대했다. 달러화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 통화인 일본 엔화는 위험 회피 현상 강화에도 미 국채 수익률과 일본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위험 자산의 프록시 통화인 호주 달러 등 원자재 관련 통화도 약세로 급반전됐다. 호주 달러는 철광석과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리플레이션 베팅으로 전일 한때 0.8000달러 선을 상향 돌파한 뒤 이날은 0.76달러 수준으로 호가를 급격하게 낮췄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글로벌 중앙은행보다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더 빨리 돌아설 수 있다는 점을 외환시장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그나마 인플레이션 우려를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PCE 가격지수가 1월에 전월 대비 0.3% 올랐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로는 1.5% 올랐다. 월가 예상 1.5% 상승에 부합했다.

10년 만기 재무부 수익률은 전날 1.60%를 넘어섰다가 주말을 앞두고 1.46%로 상승 폭이 제한됐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채권 수익률 급등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강화한 것도 최근의 미 국채 수익률 급등을 부채질한 것으로 풀이됐다.

오안다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에드워드 모야는 "연준은 채권 수익률 급등이 그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지 않았다"면서 "채권시장은 이를(금리급등) 밀어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채권 수익률 급등은 달러화의 지금 움직임에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리스크 오프의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리플레이션 리스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져서 신흥시장 통화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엄청나다"면서 "투자자들은 달러화 포지션을 재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D스위스의 리서치 헤드인 마셜 기틀러는 "시장은 더 높은 성장을 예고했음에도 호주 달러가 저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호주 중앙은행의 수익률 곡선 제어(YCC) 정책이 채권 수익률이 훨씬 더 높아지는 것을 억제할 것이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은 결국 통화의 매력을 제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CIBC월드마켓의 G10 외환전략 헤드인 제레미 스트레치는 "달러 움직임은 수익률 측면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함수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전날 한때 S&P500 배당수익률을 넘어섰다"면서 "불확실성이 확연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중앙은행들은 예상보다 빨리 정책을 뒤집는 것에 대해 계속 부인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월말 불확실성에 따른 청산 수요와 함께 중앙은행의 이런 스탠스가 다음 달부터는 달러화 대비 베타가 높은 통화에 대해 좀 더 건설적인 요인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웨스트팩 전략가들은 "채권의 낭패가 처음에는 '성장 전망의 개선'이라는 의미로 풀이된 뒤 위험자산에 더 치명적인 단계로 바뀌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들은 "채권시장이 중앙은행들의 세계관과 시합을 벌이는 것 같다"면서 "현재의 모멘텀 앞에 서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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