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국채시장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의 발언에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3.1bp 하락한 1.413%를 기록했다. 지난주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사흘 연속 하락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보다 0.2bp 내린 0.121%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0.5bp 떨어진 2.214%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32.1bp에서 이날 129.2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연준 주요 인사 가운데 처음으로 최근 국채수익률 급등과 관련한 발언이 나와 미 국채 값은 올랐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지난주 국채시장의 매도 규모와 속도는 눈길을 끌었다"며 "시장 전개에 대해 면밀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고용과 물가라는 두 가지 목표를 향한 진전을 늦출 수 있는 무질서한 상태나 지속적인 금융시장 여건 긴축을 본다면 우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주중앙은행(RBA) 조치나 유럽중앙은행(ECB) 위원에서 나온 구두 개입까지는 아니지만, 처음으로 연준 주요 인사가 국채수익률 상승에 경계감을 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많은 시장 참여자는 연준의 우려 부족이 장기물 국채수익률을 더 높이도록 할 위험을 키운다고 지적해왔다. 실제 지난주 10년물 국채수익률이 1.6%까지 고점을 높이기도 했다. 경기 회복으로 인해 연준이 예상보다 더 빨리 통화 여건을 긴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에 국채 투매가 나왔고, 투자자들은 이를 '테이퍼 없는 탠트럼'으로 불렀다.

이 때문에 최근 가파른 국채수익률 상승에 대해 연준 위원들이 더 뚜렷하게 저항하기를 희망하지만, 지금까지 제롬 파월 의장 등 주요 위원들은 국채수익률 상승이 경제 전망 개선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우려할 일이 아니며 연준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

미 국채시장은 지난주 급락 이후 점차 안정세를 찾고 있다.

BER, 스와프스프레드, 국채 상장지수펀드(ETF)의 풋옵션 등을 볼 때 투매는 진정됐다는 진단도 나온다. 시장이 예상하는 향후 10년 인플레이션을 나타내는 BER는 2월 중순 2.24%에서 이번주 2.16%로 떨어졌다.

씨티의 자바즈 마타이 미 금리 전략 대표는 "국채 매도세는 갈 데까지 갔다"며 "스와프 스프레드 축소는 물론 BER 하락은 국채수익률이 정점을 찍었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 시점에서 국채시장 약세가 끝났다고 말할 수 없지만, 단기 후퇴가 있을 것"이라며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이 수준에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자들은 오는 5일에 나올 노동부의 고용보고서까지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2월에 미국 경제는 21만8천 개의 일자리를 늘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일 나온 공급관리협회(ISM)의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에서 공장 가동 속도는 빨라졌지만, 기업들이 팬데믹 관련 공급 제약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압력 역시 가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메리벳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미 금리 대표는 "연준은 여전히 어느 정도 통제하고 있지만, 예상대로 미국 경제 회복세가 지속하면서 대화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금리시장은 인플레이션 압력 위험이 있는 매우 강력한 경제 성장이 올 것이라는 데 연준이 고개를 끄덕이기를 기다리지 않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 위원들이 전술을 바꾸고 구두로 개입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대체로는 새로운 정책 틀에 부합하는 인내와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강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은 "지난주 무질서한 국채수익률 상승이 반복되면 경제 회복이 위협을 받을 것"이라며 "정책 입안자들은 더 높은 인플레이션 위험에 지나치게 낙관하지 않으면서 조급한 국채시장을 진정시키는 것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연준의 발언이 통하지 않는다면 국채수익률을 낮추기 위해 장기물을 더 사들이는 국채매입 패턴을 바꾸는 게 다음 단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라이트슨 ICAP 이코노미스트들은 "지금 수익률 곡선을 평탄하게 하기 위해 연준이 공격적으로 움직인다면 또다른 탠트럼이 나올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며 장기물 매입 확대 등의 전략에 대해 회의적으로 봤다.

이들은 "연준이 장기물 매입에 더 의존한다면 탠트럼은 더 극심해질 수 있다"며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졌다는 느낌을 줄이기 위해 연준은 새로운 정책 결정 시스템을 다시 설명하면서 상황을 헤쳐나가려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UBS 에셋 매니지먼트의 유하 세팔라 매크로 자산배분 전략 디렉터는 "FOMC 위원들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조금 더 가이던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시장 참여자들은 중앙은행이 언제 통화정책을 긴축할지 더 자세한 내용을 요구하지만, 연준은 꺼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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