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미국 국채 수익률 동향을 주시하면서 약세로 급반전했다. 미 국채 수익률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관계자의 구두 개입성 발언에 하락하면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6.747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6.760엔보다 0.013엔(0.01%)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20891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0451달러보다 0.00440달러(0.37%)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9.04엔을 기록, 전장 128.59엔보다 0.45엔(0.35%)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30% 하락한 90.763을 기록했다.

이날 오전까지는 달러화가 미국의 경제 회복이 가팔라질 것이라는 리플레이션 베팅 등을 바탕으로 전반적인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미 국채 수익률과 마이너스 채권 수익률을 가진 여타 국가의 금리 스프레드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실제 미 국채와 독일 분트채 등의 수익률 스프레드는 한때 170bp 이상으로 확대됐다. 미 국채 10년물은 연 1.4%에서 추가 상승이 제한된 가운데 독일 분트채 10년물은 마이너스 0.3% 언저리에 머물면서다.

미 국채 수익률이 오후 들어 하락세를 보이면서 외환시장 분위기도 급변했다. 미 국채 상승세를 용인하는 듯했던 연준의 태도가 돌변하면서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시장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구두 개입성 발언에 나섰다.

그는 "지난주 국채수익률 급등과 속도에 눈길이 쏠렸다"며 "우리의 목표를 위협하는 무질서한 상황이나 지속적인 국채수익률 상승을 본다면 걱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면밀하게 시장 전개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 국채 수익률 상승세 등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최근의 연준 행보와 결이 다른 입장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 집행부인 브레이너드 이사의 발언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의중을 반영한 것인지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파월 의장도 오는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하는 행사에서 미국 경제를 주제로 연설에 나서 최근 금리 상승세에 어떤 처방전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파월 의장은 지난주에 의회에 출석해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상당 기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채권 금리 급등에 대해서는 진전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시장 불안을 부추겼다.

유럽 지역에서도 금리 상승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파비오 파네타 유럽중앙은행(ECB) 이사는 이날 최근의 수익률 곡선 스티프닝은 반갑지 않으며, 이를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코니 대학 강연에서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명목 GDP 가중 수익률 곡선의 스티프닝은 반갑지 않으며,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전날 팬데믹에 따른 경기침체에 대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업과 가계의 차입비용이 너무 빨리 증가하는 것을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CB는 유로존의 수익률 상승에 대응해야 한다는 압력에 노출돼 있다.

프랑수와 프랑수아 빌루아 드 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더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드 갈로는 최근 금리 상승은 부적절하며 ECB가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에서 경기 과열의 위험은 없다"면서 "최근의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요인을 포함해 과대평가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시장은 연준과 여타 지역 중앙은행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면서 달러화의 수위를 조절했다.

달러-엔 환율은 미 국채 수익률과 일본 국채의 스프레드 확대를 반영하면서 등락을 이어갔다. 엔화는 이날 장중한 때 106.957엔을 찍는 등 107.00엔선에 바짝 다가서며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넘보기도 했지만 곧 하락세로 반전했다. 달러-엔환율 상승은 달러화에 대한 엔화의 약세를 의미한다. 유로화도 1.2028달러까지 내려서는 등 2주만에 최저치 수준까지 하락한 뒤 연준의 구두개입 등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NAB의 경제 및 시장 총괄인 타파스 스티릭랜드는 "중앙은행들은 최근 수익률 상승에 따른 신호들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미국 연준은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분석가들은 달러화가 올해 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경제가 세계 회복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에 금리 차이가 미국에 유리하게 움직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글로벌 중앙은행과 비교해 연준의 정상화가 더 가파르고 근접한 경로가 될 것이라는 점이 광범위하게 미국 달러화를 지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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