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달러-원 환율 방향성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최근 환율은 역외에서는 미국 국채금리에, 장중에는 수급 동향에 따라 변동성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3일 미 금리와 달러화, 위안화 등 주요 가격 변수의 흐름을 계속 살피겠지만, 장중 변동성과 레인지를 결정할 주요 변수는 수급이라고 내다봤다.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달러-원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인 가운데 수입업체의 결제수요와 외국인 코스피 매도 자금 관련 역송금 물량이 하단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국내 수출입 지표가 기록적인 호조를 기록한 가운데 3월에도 수급 공방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통관기준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 호조에 전년 동기보다 11.4% 증가했다.

조업일수 부족에도 총수출은 35개월 만에 4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고, 수출액은 480억1천만 달러로 역대 2월 중 두 번째로 많았다.

일평균 수출은 역대 2월 중 1위를 기록했다.

기록적인 수출 호조세에 환시에서도 관련 네고물량이 달러-원 상단을 누르는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수출 못지않게 수입도 큰 폭 증가했다.

2월 수입은 421억5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9% 늘며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제조 관련과 철강 등 품목에서 수입이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

수입 증가는 환시에서 수입업체의 결제물량으로 나오며 달러-원 하단을 높이는 재료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도 수입물가를 높이는 요인이다.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회의체인 OPEC+가 오는 4일(현지시간) 회의에 나서는 가운데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들이 감산을 지속하기로 결정한다면 유가는 더 오를 수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중공업체 수주 소식도 꾸준히 들려오면서 네고물량이 상단 저항 재료로 작용한 가운데 2월부터 수입도 큰 폭 증가하고 외국인도 주식을 매도하면서 달러-원 하단도 점차 올라오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2월 수출입을 보면 수출도 잘 됐지만, 수입도 잘 나왔다"며 "환시에서 결제와 네고가 균형에 가깝게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후반에는 네고물량이 대량으로 나오면서 그나마 달러-원 환율 급등세를 저지한 것일 수 있다"며 "수급이 타이트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특히 외국인 주식 매매 관련 물량에 따라 수급과 심리가 좌우되는 만큼 관련 동향을 주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다른 증권사의 외환 딜러는 "결국 수급을 따라 시장이 움직이고 수급은 외국인 주식 매수·매도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결제수요가 많은 가운데 외국인 주식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어 하단이 탄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의 외환 딜러는 "최근 네고물량이 월초로 넘어오면서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는 가운데 외국인 역송금 수요와 결제수요 등이 하단을 올리고 있다"며 "2월 수입도 큰 폭 늘어 환시에서 수급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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