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지난해 저축은행에 예·적금으로 들어온 돈이 80조원을 육박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서울로 쏠림현상은 심화됐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은행 총수신 규모는 1년 전보다 20% 성장한 79조1천764억원으로 집계됐다. 집계가 시작된 지난 1993년 이후 사상 최대치다.

저축은행이 이미지 개선에 성공하며 저축은행 사태 직전 수준을 넘어섰다. 그러나 내면을 살펴보면 지역별 양극화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지난해 서울지역은 총수신 규모가 42조9천161억원으로 1년 전보다 28.3% 성장했다. 전체 저축은행 총수신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4.2%로 지난 2019년 50.7%보다 3.5%포인트(P) 커졌다.

반면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는 수신 규모가 오히려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남, 제주, 전북, 충남, 대전, 강원, 경북, 대구, 울산 지역에서 저축은행의 예·적금이 크게는 25% 넘게 빠졌다. 그 외 비서울권 지역도 전체 저축은행 총수신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bp~43bp가량 줄었다.

통상 저축은행들은 대출영업으로 이자수익을 확보하고 예대율을 맞추기 위해 예·적금 판매에 나선다. 예대율은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 잔액의 비율로 100% 이내로 관리하도록 권고된다. 이러한 이유로 업계에서는 비서울권 수신액이 줄어드는 건 지방 경기 악화로 인해 대출영업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비서울권 지역에서는 수신 증가율이 여신 증가율을 따라잡지 못하는 현상도 포착됐다. 지방 저축은행들의 예대율에 적신호가 들어온 셈이다.





이에 서울 소재 상위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내리고 있는 것과 달리 지방 저축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인상하며 예수금을 확보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OK저축은행은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금리를 연 1.5%까지 끌어내렸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1.9%였다. 웰컴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은 지난달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금리를 1.9%에서 1.8%로 낮췄다. SBI저축은행은 올해 1년 만기 예금금리를 1.9%에서 1.7%까지 떨어뜨렸다.

대구 소재의 대백저축은행은 지난달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금리를 연 1.9%에서 2% 높였다. 같은 지역의 참저축은행도 지난달 1년과 2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금리를 각각 2.1%와 2.2%로 0.2%P 상향했다. 광주 소재인 더블저축은행은 지난달 2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금리를 1.75%에서 2% 올렸다. 현재는 1.9%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중앙회가 만든 'SB톡톡플러스'가 있어 상품 가입 편의성은 지역별로 큰 차이가 없다"며 "서울지역 대형저축은행들이 핀다와 같은 핀테크업체에 저축은행 상품을 입점하는 등 홍보를 통한 노출 효과로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hr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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