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홍콩 금융당국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의 상장을 허용할 수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보도했다.

지난 1일 폴찬 홍콩 재정사장(재무장관격)이 주최한 금융지도자포럼 브리핑에 따르면 홍콩 증권당국과 거래소는 홍콩 거래소에서 스팩이 차입에 나서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명에 따르면 증권선물거래위원회(SFC)와 홍콩거래소(HKEX)는 투자자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한편 글로벌 금융중심지로서의 홍콩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스팩의 적절한 상장 제도를 연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찬 재정사장은 2일 블룸버그 TV에 출연해 "정부는 거래소와 규제당국에 새로운 자본조달 채널로 홍콩에서 스팩을 추진하는 방안을 연구하도록 요청했으며 충분한 투자자 보호조치도 제시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스팩은 통상 비상장회사이지만 투자자들의 자본을 조달해 자산매입을 위한 자금을 모집한다.

회사 설립이나 상장에 최소한의 제약만 있어 '백지수표 회사'라고도 불리는 데 지난해부터 가장 뜨거운 시장으로 떠올랐다.

점점 더 많은 아시아계 자금이 스팩을 싱가포르나 다른 지역에 상장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과 홍콩 최고갑부인 리카싱의 아들인 리처드 리는 작년 10월 나스닥에서 5억9천500만달러를 조달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스팩은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업체인 토코피디아의 소수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초기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부동산 투자 및 개발사인 신세계발전의 에이드리언 청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스팩을 상장해 4억달러 조달을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은 전했다.

현재 대부분의 스팩은 미국에 상장돼 있으며 싱가포르 역시 스팩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

홍콩에서는 스팩과 다소 비슷한 '챕터 21 회사'의 상장을 허용해 투자자금을 조달하도록 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챕터 21 회사 규제를 변경해 스팩을 허용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적절한 투자자 보호 조치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집단 소송을 허용하는 미국과 달리 홍콩에서는 SFC와 거래소가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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