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최진우 기자 = 2월 소비자물가가 1년 만에 가장 크게 상승하면서 향후 물가 상승 속도가 더욱 빨리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나타날 보복 소비와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격 상승이 물가 상승압력을 키우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2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00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1.1% 올랐다.

지난해 2월(1.1%)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농·축산물 수급 여건 악화와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 상승폭을 키웠다.

농·축·수산물은 명절 수요와 한파에 따른 채소류 작황 부진,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등이 겹치면서 오름폭이 지난 1월 10.0%에서 16.2%로 확대됐다.

석유류는 국제유가 상승세로 하락폭이 1월 -8.2%에서 -6.2%로 줄었다. 지난 1월 배럴당 54.8달러였던 두바이유 가격은 60.9달러로 올랐고, 같은 기간 휘발유 가격도 리터당 1천442원에서 1천463원으로 상승했다.





3월 소비자물가 역시 하방 요인보다는 상방 요인이 더 우세한 상황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기대가 꺾이긴 했지만 국내 경기가 회복할 것이라는 시각이 일반적이고 이에 따라 수요 증대가 있을 것"이라며 "상방 요인이 조금 더 우세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물가당국의 노력도 있을 것이어서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닌 듯하다"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3월 소비자물가는 농·축산물 수급 여건, 국제유가 흐름, 무상교육 확대 등 정책 요인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가격 강세가 지속되는 품목을 중심으로 정부 비축·방출, 수입 확대, 할인 쿠폰 등을 통해 가격안정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금융시장과 민간 경제연구소에서는 백신 보급과 정부의 부양책 집행으로 보복소비가 나타나면서 물가 상승률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를 비롯한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 역시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봤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0%로 제시했으나 가파른 물가 상승 흐름을 반영해 2월에 전망치를 1.3%로 상향했다"며 "최근 가파른 금리 상승 속도를 고려하면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추후 더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코로나발 글로벌 인플레이션 시대 도래하나' 보고서에서 "글로벌 수요의 본격적인 확대 시점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진행 및 집단면역 달성에 달린 것으로 판단된다"며 "어느 정도 안전한 이동과 소비활동이 가능한 시점에 억눌린 수요(pent-up demand)가 발생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연구원은 이어 "단기적으로 세계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도 불가피하다"면서 세계 인플레이션 충격이 국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물가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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