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지방은행들이 지난해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대규모 충당금을 쌓았던 시중은행들보다도 순이익 감소폭이 가팔라지자 중금리대출을 확대해 활로를 모색하려는 모습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BNK부산, BNK경남, DGB대구, 광주, 전북은행 등 5개 지방은행은 전체 신용대출에서 중금리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3.86%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8.1%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통상 1금융권에서 취급하는 중금리대출은 연 6~10% 이내 금리로 나간 대출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들이 취급한 중금리대출 비중이 감소한 것과는 상반되는 움직임이다. 지난달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중금리대출 비중은 5.2%다. 전년 동월 대비 0.74%P 줄어든 수준이다.

시중은행들은 빚투(대출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등으로 1~3등급 고신용자의 대출수요가 늘면서 중금리대출 비중은 줄었다.

이들은 대출 규모 자체가 불어나면서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순이익 감소도 방어했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9조1천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2% 줄었다.

반면 5대 지방은행들은 지난해 순이익이 9천957억원으로 지난 2019년보다 11.2% 감소하며 상대적으로 더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전북은행만 유일하게 지난해 순이익이 1천241억원으로 같은 기간 13.3% 성장했다.

전북은행은 그 비결로 비대면 중금리대출을 크게 늘린 점을 꼽는다. 전북은행의 4분기 순이자마진(NIM)은 2.37%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실제로 전북은행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중금리대출 비중이 40%로 전체 은행들 가운데 가장 컸다.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23.8%였는데 16.2%P 늘린 것이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까지 중금리대출 비중을 42.3%로 더 확대했다.

이에 다른 지방은행들도 전북은행을 벤치마킹 삼아 중금리대출을 돌파구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특히 전북은행과 같은 JB금융지주 계열사인 광주은행은 올해 들어 지방은행 중에서 중금리대출 비중을 가장 많이 끌어올렸다. 지난달 중금리대출 비중은 39.6%로 1년 전보다 23.8%P 증가했다. 지난 1월 중·저신용자 대상으로 비대면 중금리 신용대출 '프라임플러스론'을 출시한 영향이다.

BNK경남은행도 지난달 중금리대출 비중이 지난 2019년보다 13.8%P 늘린 18.6%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비대면 전용 중금리 대출상품인 'BNK모바일신용대출 플러스'를 출시하면서 중금리대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방은행권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에 따라 수익이 하락하다 보니 새로운 수익원을 고민했다"며 "전북은행이 소매금융에서 중금리대출 시장에 진출해 수익을 끌어올린 점을 벤치마킹 삼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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