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물가연동국고채(물가채)의 투자 매력도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다소 높아진 가격 부담 때문에 일각에선 조정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 또한 나타나는 상황이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00으로 1년 전 같은 시점보다 1.1% 상승했다.

1.0%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9월(1.0%) 이후 5개월 만으로, 최근 1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의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집계한 컨센서스 평균인 1.02%도 소폭 상회했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세를 연출했다. 앞서 발표된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6.47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0.6% 올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월 상승 전환한 뒤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경기 상황에 대한 인식 개선을 암시했다.

물가 상승 속에서 물가채는 금리가 내리는 등 강세를 나타냈다.

물가채 지표물인 20-5호 금리는 전일 기준 0.592%로 집계됐다.

지난달 초 0.705%까지 오른 20-5호 금리는 약 한 달도 안 돼 11bp 넘게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국고채 장기금리가 급등하면서 금융시장의 물가 전망인 손익분기 인플레이션(BEI)도 반등했다.

지난달 BEI는 130bp를 깨고 올라 전일 135.8bp를 나타내며 2014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최근 물가 상승 배경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침체 등 기저효과와 국제유가 상승세 등이 지목된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해 11월부터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갔다. 현재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한 상황이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물가 상승분이 물가채 가격에 2~3달가량 지연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체로 상반기까지는 투자 매력이 지속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들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스탠스에 주목하며 다소 높아진 가격 부담에 따른 기술적 되돌림과 물가 상승에 속도 조절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나 호주중앙은행(RBA) 등은 최근 물가 상승 우려에 따른 글로벌 금리 상승이 오버 슈팅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 물가연동국채(TIPS) 보유자들이 예상하는 물가 압력은 10년 이상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한은은 최근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한 국제유가 급등세가 다소 진정된 이후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작년 코로나19와 국제유가 급락 등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물가채는 올 상반기까지 좋을 것 같다"며 "이후 연준이나 한은 전망대로 일시적 물가상승 뒤 다시 안정세로 돌아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최근 미국 팁스가 더 강해지지 못하고 연준 위원들도 자연적으로 인플레가 조정될 것으로 보는 만큼 차익 실현성 물량이 나오면서 조정받을 수 있다"면서도 "기본적으로는 물가를 용인하고 있어 올해 전반적으로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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