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달러가 올해 하락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예상과 달리 강세를 보여 일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보도했다.

달러 가치는 주요 통화 대비 1월 초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거의 2% 올랐다. 올해 달러 약세를 예상하는 시각이 대다수였지만, 정반대의 흐름을 보인다.

저널은 글로벌 동반 회복이 기대만큼 잘 진행되지 않고 있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서 빠져나오면서 전 세계 동반 경기 회복에 베팅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는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나오는 신호와는 반대로 달러는 움직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달러 강세가 지속할 경우 달러 펀딩에 더 의존하는 신흥국 시장의 회복세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투자자와 분석가들은 11월 미국 대선 이후 주요 6개 통화에 대해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 인덱스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자들이 미국이라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에서 벗어나 주식과 다른 곳의 자산 회복에 베팅하면서 달러 인덱스가 20% 이상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달러 인덱스는 11월 말부터 1월 초까지 3.3% 하락했을 뿐이고, 그 이후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에 대해서도 달러는 올해 들어 4%와 5% 각각 올랐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을 선호할 때 통화시장에서 나타나는 통상적인 변화와 맞다.

그러나 달러는 유로에 대해서도 1.7% 상승했다. 유로는 글로벌 회복의 가장 큰 수혜대상으로 꼽혔다. 우려스럽게도 달러는 멕시코 페소, 브라질 헤알 등 이머징마켓 통화에도 강하게 상승했다.

어큐멘 매니지먼트의 켄 벡슬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달러 반등은 부분적으로 작년에 투자자들이 앞서갔던 것을 줄이는 데서 나왔다"며 "부분적으로 회복이 예상보다 더 복잡하고 더 제각각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달러 약세라는 컨센서스에 모든 자극은 럼즈펠드 전 국방부 장관이 한 얘기로 알려진 지식(known knowns)에 기반하는데, 이를 지속할 새로운 것은 없다"며 "리플레이션 트레이드는 살아있지만 줄어들기 시작했고 유럽의 경우 백신 보급이 좋지 않아 미국만큼 건강하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벡슬러 CIO는 달러가 여기서 훨씬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고, 대부분의 약세도 이미 일어났다고 보고 있다.

저널은 달러 강세는 미 국채수익률 상승을 반영한 것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올해 들어 50bp 이상 올랐다. 다른 나라의 국채수익률이 미국을 따라잡기 못했기 때문에, 달러는 그 통화들보다 보유하기에 더 매력적으로 됐다.

미국과 일본 국채수익률 격차는 약 50bp, 스위스와 독일의 국채수익률 차이는 약 30bp다.

달러 강세와 미 국채수익률 상승은 세계 다른 곳에서 일반적으로 긴축적인 금융 여건을 의미하기 때문에 우려가 나온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살만 아흐메드 글로벌 대표는 "우리는 달러를 주시하고 있다"며 "갑자기 폭발적으로 강해지면 이머징마켓에서 매도세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13년 미 국채수익률이 가파르게 올랐던 때와 비교할 때 많은 이머징마켓 통화가 훨씬 낮은 밸류에이션으로 출발했다"며 "이번에는 덜 취약하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JP모건 에셋 매니지먼트의 휴 김버 전략가는 "미국의 성장으로 인한 이머징마켓 수혜는 여전히 전반적으로 강하다"며 "강한 미국 소비는 대체로 전 세계 수출을 견인할 만큼 아주 강력하기 때문에 미국 경제와 미국의 재정 부양은 전세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올해 말 이런 수요 활용을 기대하는 이머징마켓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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