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최근 국채수익률 급등과 관련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 실망해 큰 폭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4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6.8bp 상승한 1.547%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높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4거래일 만에 다시 1.5% 선을 상회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보다 0.2bp 오른 0.145%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4.6bp 상승한 2.307%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33.6bp에서 이날 140.2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의 관심이 쏠린 파월 의장 발언은 시장 안정이 아닌 국채수익률이 더 치솟는 결과를 낳았다. 최근 시장 움직임과 관련해 더 큰 우려의 시각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생각에 크게 실망했다.

파월 의장은 "최근 국채수익률 급등은 주목할 만하고,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고 했을 뿐 경고 등은 하지 않았다. 대신 "무질서한 금융 여건, 전반적인 금융 여건이 더 긴축될 것은 우려된다"라고 말해 연준이 개입할 수 있다는 여지는 남겨뒀지만, 파월 의장은 "금융 여건은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판단했다.

연준이 뒤로 물러나 금융시장 여건이 긴축되는 것을 보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현재로서 장기 국채수익률 상승은 우려되지는 않는다고 시사한 것이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며 물가 상승에 인내하겠다고 반복했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모색하기보다는 일부 정책 조정을 시사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중 하나가 월간 국채 매입 구성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단기물을 팔고 장기물을 사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통해 수익률 곡선을 평탄하게 만들 수 있다는 관측도 최근 부상했다.

시장에서는 국채시장 매도세가 경제 전반의 차입 비용을 높여 금융 여건이 긴축될 수 있는 만큼 연준이 나설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 때문에 장기물 매수를 늘리는 데 더 열려있다는 발언 정도는 가능하다고 봤다. 또 파월 의장이 국채 매입을 장려하기 위해 대형은행들에 규제 완화 연장을 암시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연준은 이에 관련해 가까워졌다는 어떤 신호도 없었다.

오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 블랙아웃 기간을 앞두고 파월 의장의 말을 들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는 점에서 발언 이후 국채시장 참가자들의 매도세는 더 거세졌다.

올해 약 0.9%로 출발했던 10년 국채수익률은 50bp 이상 올라 수년 동안 가장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실업 상황은 더 개선되지 않았다.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는 74만5천 명으로, 2월 중순보다 소폭 늘었다. 올해 들어 저점 수준이지만 시장 예상보다 많았다.

FH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시장은 연준이 지금 당장 주겠다고 준비한 것보다 더 많은 가이던스를 자체 책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융 여건과 관련해 더 긴축적으로 될지는 연준에 달려 있다"며 "더 높은 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더 비둘기파적으로 될수록 더 많은 금융 긴축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준 위원들은 자신을 힘든 상황에 놓이게 했다"며 "고용 목표를 달성하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2% 목표치를 상회하지 않기를 희망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고용에만 더 치중하게 되고 연준은 금리 상승에 맞서는 것을 두려워할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아메리벳 증권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미 금리 대표는 "파월 의장은 주로 원고를 고수했다"며 "금리 상승에 연준은 괜찮으며 무질서하거나 금융 여건에 영향을 미칠 경우 문제가 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장기 금리는 금융 여건 중의 하나지만, 연준은 어떤 하나의 특별한 구성요소에 치우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FX스트리트의 요하이 엘람 분석가는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중앙은행가가 블랙아웃 기간 이전 마지막 말을 했고, 시장은 의심의 여지 없이 알아차렸다"며 "파월은 자신의 힘을 사용하는 것을 자제하고, 최근 국채 사태에 대해 이미 연준 동료가 쓴 말인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고만 말했다"고 진단했다.

최근 월가의 국채수익률 목표치가 상향 조정되는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10년물이 연말까지 1.90%를 넘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의 프라벤 코라패티가 이끄는 전략가들은 "전세계 국채수익률은 이미 상당히 가격을 다시 매겼는데, 우리의 관점에서 일부 굳히기 이후 확대될 것"이라며 "향후 몇 분기 동안 전세계 회복이 더 강하게 가속할 것이라는 점이 이런 흐름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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