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달러 인덱스 기준으로 3개월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는 등 급등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대한 채권시장의 신경질적인 반응을 반영하면서다. 파월 의장이 미 국채 수익률 급등을 완화하기 위한 연준의 정책 대응을 시사하지 않으면서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5% 중반까지 뛰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4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7.886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6.978엔보다 0.908엔(0.85%)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970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0610달러보다 0.00907달러(0.75%)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9.14엔을 기록, 전장 128.88엔보다 0.26엔(0.20%)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71% 상승한 91.609를 기록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의 고용 서밋 행사 대담에서 연준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고 거듭 강조하면서도 최근 미 국채 수익률 상승을 완화하기 위한 연준의 즉각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등을 기대했던 채권시장에는 실망 매물이 출회됐고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급등세를 보였다. 파월은 "국채금리 급등은 주목할(Notable)" 일이라며 립서비스에 나섰지만, 시장의 불안감을 돌려세우지는 못했다.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한때 낙폭을 3%대로 확대하는 등 위험자산 시장은 발작적인 반응을 보였다. 자산의 할인율에 해당하는 금리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증시 등 위험시장이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다.

이런 영향은 미 국채 수익률 동향에 동조하는 등 금리 민감도가 높아진 외환시장에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달러-엔 환율은 한때 107.924엔까지 치솟는 등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국채 수익률과 일본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를 반영하면서다. 달러-엔 환율 상승은 일본 엔화의 약세를 의미한다. 대표적인 안전통화인 일본 엔화는 최근 들어 리스크 선호도 여부보다는 미 국채 수익률 등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외환시장의 핵심 변수가 된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주 한때 1.6140% 수준까지 치솟은 뒤 1.5%대 중반에서 불안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조9천억 달러에 이른 미국의 대규모 재정 부양책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에 투자자들이 미 국채 매도에 나서면서다.

이번 주 들어 미 국채 투매가 진정되는 듯했지만 이날 파월 의장 발언에 대한 실망감으로 미 국채 수익률은 다시 상승세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달러화는 대표적인 안전통화인 스위스프랑에 대해서도 한때 0.9209프랑에 거래되며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대부분 통화에 대해 강세 흐름을 재개했다.

지난달 27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 수는 소폭 늘었지만, 시장 예상보다는 적었다. 미 노동부는 이날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보다 9천 명 증가한 74만5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 75만 명은 밑돌았다.

실리콘밸리 은행의 수석 외환전략가인 민 트랑은 "일부 투자자들은 파월이 최소한 수익률 급등에 대해 일부 우려가 있다는 점을 인정할 것으로 기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그의 메시지는 그대로다"면서 "경제가 일관된 강세를 보이고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물가와 고용시장이 근접할 때까지 연준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게 핵심이다"고 풀이했다.

TD증권 선임전략가인 마젠 이사는 "미국은 성장 문제, 재정 지배력, 확실한 백신 접종에 대해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화, 엔화, 스위스프랑화 등과 같은 전통적인 통화(조달 통화)는 미국 수익률 상승 등으로 특히 부진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시티FX의 전략가인 댄 토본은 "현 수준에서 스위스프랑화의 달러화와 유로화에 대한 약세를 추종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싶다"면서 "단기적인 숏스퀴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수준의 유로-스위스프랑 환율은 기술적으로 매력적이지만 가속화된 미 국채 수익률 상승은 여전한 위험 요인이다"고 지적했다.

neo@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6시 2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