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5일 서울 채권시장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발언 여파에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

수급상으로는 다음 거래일(8일) 국고채 3년과 바로 다음 날(9일) 2년 입찰을 앞두고 있다.

이날 기한인 국고 30년 비경쟁인수 옵션 행사는 사실상 무산된 분위기다. 30년 민평금리는 전일 2.095%로 낙찰금리(2.075%)를 2bp 웃돌았다.

파월 의장은 금리 상승에 대해 종전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앞서가는 시장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는 전일 월스트리트저널의 고용 서밋 행사 대담에서 "국채금리 급등은 주목할만하고(Notable), 내 눈길을 사로잡는다(Caught My Eye)"고 말했다.

하지만 명확한 우려를 전달하지는 않았다. 그는 "무질서한 시장 움직임이나 우리의 목표 달성을 위협하는 지속적인 금융시장의 긴축이 있다면 우려스러울 것"이라면서도 "현재 금융 여건은 완화적이다"고 말했다.

파월 발언 실망에 전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7.89bp 급등해 1.5640%를 나타냈다. 2년물은 0.78bp 내려 0.1408%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금리 상승에 2.11% 급락했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각각 1.11%와 1.34% 내렸다.

최근 미국 금리가 빠른 속도로 올랐지만, 레벨을 보면 그다지 높지 않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연준 위원들의 전망치가 담긴 점도표에 따르면 장기 미국 기준금리의 중간값은 2.5% 정도에 분포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억제되고 경제 회복세가 차질없이 진행될 경우, 10년물 금리는 점차 장기 적정 기준금리에 기간 프리미엄을 더한 수준을 향할 가능성이 크다.

가깝게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첫 금리 인상 등 고용과 물가를 확인하면서 가야 할 단계가 많이 남았지만, 이러한 기대가 조금씩 녹아든다면 10년물 금리 상승은 불가피한 셈이다.

빌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1.6%로 움직이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며 금리가 3%와 4% 사이, 혹은 그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점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현 수준이라면 연준이 금리 상승을 크게 불편해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울 채권시장도 파월 발언에 실망의 기색을 감추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전일에는 미국 채권시장에 숏이 과도하다며 파월 의장이 작은 힌트만 줘도 숏스퀴즈가 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채권시장의 염원이 담긴 시나리오였으나, 금리의 현실은 냉혹했다.

이날 장중 별다른 대내 이벤트는 예정돼 있지 않다. 기재부는 2020년 국채백서와 2021년 1월 온라인쇼핑 동향을 공개한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130.55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0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25.10원) 대비 5.40원 오른 셈이다. (금융시장부 기자)









[FOMC 점도표(작년 12월 공개), 출처:연방준비제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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