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만기를 일주일가량 앞둔 국채선물의 저평가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을 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헤지펀드 등 외국인 주도의 금리 상승 베팅과 헤지 물량의 집중이 국채선물 저평가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8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 거래일 기준 10년 국채선물은 이론가 대비 23틱 저평가됐고, 3년 선물의 저평가 폭은 6틱을 기록했다.

10년 국채선물은 지난 4일만 해도 이론가와의 격차가 3틱에 불과했다가 5일 저평가 폭을 급격히 확대했다.

저평가 폭의 변동은 있지만 국채선물의 저평가는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10년 국채선물은 지난 2월 18일부터 계속 저평가 상태고, 3년 선물은 1월 14일부터 2달 연속 저평가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국고채 현물시장과 달리 선물시장에서는 금리 상승 베팅을 상쇄할만한 요인이 없다고 설명했다.

금리 상승 충격은 국고채 현물과 선물에 모두 미치지만 국고채 현물을 보유하면 이자에서 나오는 캐리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국고채 현물은 또 한국은행의 단순매입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자본 이득에 대한 기대도 없지는 않다.

반면 캐리 수익의 이점이 없는 선물시장에서는 금리 상승에 따른 숏 포지션 구축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연합인포맥스 미결제약정 추이(화면번호 3622)에 따르면 3년 선물의 미결제 약정은 최근 꾸준히 증가해 41만 계약이 넘고 10년 선물의 미결제 약정도 13만 계약을 상회한다.

최근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매도를 이어갔는데도 불구하고 미결제 약정은 줄어들지 않았다. 외국인이 기존 매수 포지션을 청산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매도 포지션을 구축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데이터다.

또 시장에서는 헤지 물량이 국채선물 매도 포지션의 축적으로 몰리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국채선물은 원래부터 국고채 현물의 헤지용으로 쓰였지만 최근에는 현물시장에서 대차로 구축하던 헤지 포지션도 국채선물로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지표물의 발행이 적지는 않지만 대차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대차 부족에 따라 비지표물의 헤지에 지표물 대신 국채선물을 이용해 지속적인 선물 저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고채 3년 지표물인 20-8호의 경우 지난 5일 대차 비율이 43.9%였고, 10년 지표물인 20-9호는 29.4%를 나타냈다.

국채선물의 만기가 다가오면서 저평가는 결국 사라지겠지만 차기 원월물부터 다시 저평가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저평가가 해소되기 위해서는 '선물 매수+현물 매도' 포지션을 만들어야 하는데 현물 매도를 위해서는 대차에 따른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현물 매수 차익거래와 달리 매도 차익거래는 대차비용이 추가돼 저평가에 상응하는 비용이 발생한다"며 "대부분의 시장참가자는 저평가 해소 차익거래에 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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