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상반기 증시 수급의 주요 변곡점을 앞두고 현·선물 시장에서 주요 매매 주체들의 포지션에도 변동이 예상된다.

3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 4월 차액결제거래(CFD·Contract For Difference) 과세, 5월 공매도 재개 등이 주요 이벤트로 꼽힌다.

8일 연합인포맥스 선물 베이시스추이(화면번호 3626)에 따르면 코스피200 선물의 시장 베이시스는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3일과 4일 각각 마이너스(-) 0.87%, -0.82%를 나타내다 지난 5일 -0.25%로 마이너스 폭이 줄었으나, 이날 오후 2시 10분 현재 0.68%로 다시 벌어지고 있다.

이론적으로 선물 가격은 미래 시점의 불확실성에 대한 보상을 반영하기 때문에 현물 가격보다 고평가돼 있다. 바로 베이시스가 양(+)의 값을 가지는 '콘탱고(Contango)'를 정상 시장이라고 하는 이유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으로 과도한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현물 시장이 고평가된 반면 선물 가격이 저평가됐다.

특히 공매도 금지까지 가세하며 외국인의 헤지 수단이 선물 매도로 제한되면서 선물 가격이 하락했고 이에 따라 '백워데이션' 상태가 나타난 셈이다.

증권거래세가 면제된 상황에서 백워데이션을 이용한 금융투자(증권사)의 공격적인 차익거래는 지수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초 이후 증권사들이 현·선물을 반대방향으로 매매하며 현물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며 "연말 배당차익거래를 통해 현물을 확보한 상태에서 백워데이션을 활용해 매수·매도차익 거래를 일으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어 "오는 4월 1일부터 유동성공급자(LP)의 중권거래세 면세 범위가 일부 중소형주로 제한되기 때문에, 코스피200 종목에 대한 매도차익거래가 발생할 공간이 크게 축소된다"며 "이번 만기를 통해 현재 설정된 포지션을 청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오는 5월부터 일부 종목(코스피200, 코스닥150)에서 재개되는 공매도는 일부 선물의 저평가를 해소할 주요 이벤트로 주목된다.

백워데이션을 이용한 차익거래 기회가 줄어들고 종목 간 롱·숏이 가능해지면서 수급 개선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간 공매도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헤징 수요를 선물로 할 수밖에 없었다"며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론가 대비 시장 베이시스가 더 커졌고 선물 가격이 평소보다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그간 공매도 금지에 따라 부각됐던 CFD에 대한 과세가 오는 4월부터 시작된다는 점도 주요 수급 변곡점 중 하나다.

CFD는 개인이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진입 가격과 청산 가격의 차액만 결제하는 일종의 장외파생계약이다. 투자자가 직접 주식을 보유하지 않기 때문에 대주주 요건에서 벗어날 수 있고 최대 10배의 레버리지 거래가 가능하다.

과세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CFD 계좌에 대해 4월부터 11%의 양도소득세 부과가 시작되는 만큼 금융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싼 CFD 계좌의 효용성은 낮아질 전망이다.

김광현 애널리스트는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대량의 주문이 들어올 경우 이를 CFD로 의심하는데, 최근 일부 대형주에서도 이러한 매매가 다수 발견됐다"며 "일간 5% 이상의 등락을 동반한 시총 1조원 이상의 변화가 나타난 종목이 급격히 늘어난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공매도도 금지됐고 선물옵션 만기 수급에 대한 관심이 크게 저하됐지만 최근 시장이 불안해지니 수급 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로 선물 가격이 더 저렴해져 백워데이션 경계는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4시 2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