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양책 타결이 가까워졌다는 기대에 추가로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8일 오전 10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4.0bp 상승한 1.591%를 기록했다. 1년 이내 최고치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부양 법안이 곧 시행될 수 있다는 관측 속에 성장과 인플레이션 기대가 계속 높아졌고, 10년 국채수익률은 이날 장중 1.610%까지 올랐다. 국채 투매가 극심했던 2월 25일의 장중 고점인 1.609%도 상회했다.

지난주 발표된 2월 고용이 시장 예상을 대폭 웃돈 데 이어 지난 주말 미 상원이 1조9천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19 부양 법안을 승인했다. 하원 표결을 앞두고 있으며 민주당은 3월 14일 이전에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국채수익률 상승이 경제 전망이 밝아지는 신호로 보고 대응하지 않고 방관하고 있다. 연준의 새로운 평균물가목표제에서는 통화정책 긴축을 시행하기 전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웃도는 것을 용인한다.

투자자들은 이런 새로운 정책 체계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채수익률이 어디에 정착할지 혼란이 있고, 연준이 낮은 금리와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고수할 것이라는 일부 회의론도 이어졌다.

노르디아 에셋 매니지먼트의 세바스티엔 갈리 선임 매크로 전략가는 "시장은 여전히 평균물가목표제 체제를 완전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며 "금요일의 강력한 고용보고서가 나온 뒤 오는 수요일에 있을 새로운 10년 만기 국채 입찰이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이 1.8%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MKM 파트너스의 JC 오하라 수석 시장 기술적 분석가는 "대부분의 자산군이 이미 2020년 고점을 넘어섰기 때문에 국채수익률도 2020년 고점인 1.95%를 테스트하는 게 논리적이라고 본다"며 "다만 국채수익률이 일직선으로 그 수준까지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우리의 예상"이라고 설명했다.

명목 수익률보다 실질 수익률이 연준의 정책이 어떻게, 언제 바뀔지 판단하는 데 있어 더 중요할 수 있다. 물가연동국채(TIPS) 수익률은 명목 수익률만큼 오르지 않았고, 인플레이션 기대를 나타내는 실질과 명목 국채수익률 차이는 올라갔다.

10년 인플레이션 기대는 2.24%를 나타냈다. 2014년 여름 이후 가장 높다. 5년 인플레이션 기대는 2.55%를 넘어서며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더 빠르게 상승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닐 시어링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실질 수익률이 상승할 경우, 특히 단기 실질 수익률이 더 빠르게 오를 경우 연준 정책에 대한 시장의 회의론으로 볼 수 있다"며 "연준이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회복을 달성할 때까지 정책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믿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5년과 10년 실질 수익률 차이는 2014년 4월 이후 꾸준히 가팔라졌다. 하지만 최근 3거래일째 변동은 없는 상태다. 이 차이가 5년 실질 수익률 상승으로 인해 좁아지기 시작한다면 이는 투자자들이 연준의 금리 인상이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대차대조표 제약 우려, 국채 상대 수익률과 연계된 레버리지 베팅 되돌림 등 기술적 요인도 최근 국채수익률 상승에 일조했다.

씨티그룹의 퀀트 분석에 따르면 지난주 헤지펀드들은 국채수익률이 계속 상승한다는 데 베팅을 대폭 늘렸다. 시장 변동성에 기반한 레버리지 펀드들의 국채 대량 매도도 동반됐다.

JP모건 에셋 매니지먼트의 앰브로스 크로프턴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제롬 파월 의장의 지난주 발언에서 위안을 얻어야 한다"며 "시장이 무질서해지면 우호적인 금융 여건을 유지하고 경제가 완전 고용으로 계속 갈 수 있도록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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