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 통합 그만하고 센터 좀 늘려주세요. 전화 연결이 안 된다고 지점을 찾는 분들로 하루하루 너무 힘이 듭니다"

공모주 제도 개편 이후 기업공개(IPO) 열풍이 지속하면서 증권사 지점 직원들의 피로도도 높아졌다.

대형증권사를 중심으로 지점 직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N 증권사의 사내 게시판에는 지점을 없애 달라는 하소연까지 나온다.

"이럴 바엔 아예 지점을 없애주세요. 전화를 받느라 고유 업무를 못 하고 있습니다. 점심도 못 먹고 고객 응대하는데 '죄송합니다'를 몇 번 외쳐야 퇴근할 수 있는 건가요?"

공모주 제도가 개편되면서 신규 계좌를 개설하려는 고객들로 지점 업무는 마비 상태다.

지점 직원들은 제도 개편에 대한 문의 전화로 점심 먹을 시간이 없을 정도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올해부터 공모주 균등 배정 제도가 도입되면서 복수 청약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급증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전체 공모 물량 중 25%를 개인 투자자들에게 배정하고 이 중 50% 이상을 '균등 배정'한다.

청약증거금 규모에 상관없이 계좌별 최소 청약 기준인 10주만 넘기면 N분의 1로 공모주를 나눠주는 식이다.

청약증거금 이상으로 청약 계좌를 늘리는 것이 중요해진 셈이다.

균등 배정 외에 남은 물량은 청약증거금에 따라 '비례 배정'되며 비례 배정이 끝나면 모든 청약 일정이 마무리된다.

올해 대어급 IPO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주 청약 첫날.

지점 마비 사태를 막고자 증권사들도 자체적인 대응에 나섰다.

일부 증권사는 청약 당일 지점에 방문해 신규 계좌를 만들어도 청약에 참여할 수 없도록 했다.

미래에셋대우와 하나금융투자 등은 '비대면'으로만 당일 계좌 개설 및 청약 신청을 받아준다.

하지만 지점 직원들의 피로도는 여전하다.

3월에만 엔시스, 자이언트스텝 등 7개 이상의 공모 청약 일정이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이미 균등 배정으로 청약을 진행한 기업에도 남은 물량에 대해 비례 배정하는 업무가 남아있다.

9일 하나금융투자는 3월 초 청약을 마친 네오이뮨텍에 대해 추가 청약을 한다.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배정 물량 243만7천500주 중에서 비례 배정 물량은 117만310주다.

비례 청약을 원하는 고객은 이날 12시까지 추가납입 의사를 지점 방문 혹은 전화를 통해 알려야 한다.

한 지점 직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 첫날인데 네오이뮨텍 추가 청약까지 문의 전화가 쇄도할 것 같다"며 "지점 직원들의 긴장감과 피로도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부 최정우 기자)

jwchoi2@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9시 4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