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국고채 3년물 등 단기구간의 약세가 가팔라지면서 채권시장의 심리가 급격하게 약화하는 모양새다.

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최근 채권시장에서는 국고채 수익률 곡선의 급격한 베어 플래트닝이 진행됐다.

베어 플래트닝은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큰 폭으로 오르면서 수익률 곡선이 평탄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추세적 스티프닝 장세를 전망해 단기구간의 상승폭은 제한될 것으로 믿었던 시장참가자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커다란 재료가 없었는데도 3년 금리가 연속적으로 오르면서 시장이 난리"라며 "믿었던 2~3년 구간이 약세를 보이면서 기관들도 손실을 입은 곳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3년 구간의 분위기가 심각해 아무도 채권을 사려고 들지 않는 시장"이라며 "1.3%가 넘는 3년 금리를 누가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통안채와 국고채 2·3년의 연이은 입찰, 미국 금리의 상승 등 여러 재료 등이 겹치면서 단기 금리의 급등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전일 채권시장에서는 통안채 1조3천500억 원, 국고채 3년물 3조1천억 원 입찰이 있었다. 기재부는 9일에도 2년물 1조1천억 원의 입찰을 시행한다.

이틀간 풀리는 물량만으로도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 규모인 2조 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단기물 약세의 원인으로 통화정책의 정상화 기대를 언급하기도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의 기준금리 25bp 인상 가능성을 4.2% 반영하고 있다.

인상 가능성은 낮지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입장을 거듭 확인하는 가운데서도 시장이 어느 정도나 앞서 나가 있는지 보여주는 데이터다.





금융시장의 한 관계자는 "시장의 움직임이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선반영하는 움직임으로 바뀐 듯 하다"며 "국내 채권시장도 한은의 상반기 5~7조 원 단순매입 물량으로는 쉽게 안정을 찾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는 등 신흥국 자산 불안 요인이 큰 것 같다"며 "국고채 금리가 해외 금리 급등세를 많이 반영하긴 했지만 단순매입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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