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CJ 코파펀드, 첫 자금 회수 성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CJ대한통운이 중국 자회사 CJ로킨을 성공적으로 매각하게 되면서 공동 투자자로 참여한 국민연금도 쏠쏠한 수익이 예상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중국 냉장·냉동 물류 자회사 CJ로킨의 지분 73.1%를 전량 중국계 사모펀드 파운틴베스트파트너스에 매각한다고 지난달 말 발표했다. 매각 금액은 약 7천338억원이며 매각 시점은 오는 8월이다.

CJ로킨은 CJ대한통운이 지난 2015년 10월 사모펀드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코퍼레이트파트너십펀드(코파펀드)를 결성해 처음으로 투자한 대상이다. 당시 총 투자금은 4천550억원, 5년간 이들의 수익률은 61%를 기록했다. 5년이라는 투자 기간을 고려하면 '대박'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한 성과를 냈다고 볼 수 있다.

CJ로킨의 성공적인 매각으로 공동 출자자인 국민연금도 덩달아 웃게 됐다. CJ대한통운과 스틱이 CJ로킨을 인수할 때 스틱의 코파펀드에서 약 1천430억원이 투입됐는데 국민연금은 2014년 3월 1조원 규모로 조성된 이 코파펀드에 5천억원을 출자한 앵커 투자자이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CJ로킨을 인수할 때 스틱과 특수목적법인(SPC) 씨제이케이엑스 룽칭홀딩스 유한회사(CJKX Rokin Holdings Limited)를 인수 주체로 설립했는데 이 SPC가 4천550억원을 투입해 CJ로킨의 지분 73.1%를 매입하는 구조였다.

이때 SPC 지분 100% 중 CJ대한통운은 68%를 가졌고 나머지 32%는 스틱과 국민연금의 코파펀드 스틱씨제이글로벌투자파트너십펀드 사모투자전문회사가 확보했다. 국민연금이 절반을 출자한 코파펀드에서 약 1천430억원이 투입된 만큼 이 가운데 715억원을 국민연금의 투자분이라는 의미다.

이후 국민연금은 1년 뒤인 2016년 추가로 7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CJ대한통운으로부터 CJ로킨의 지분 15%를 추가로 매입했다. CJ로킨의 성장성이 유망하다는 판단으로 국민연금이 추가 출자를 희망해 별도로 프로젝트 펀드가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스틱이 보유한 SPC 지분은 약 47%, CJ대한통운은 53% 수준으로 형성된 상태다.

결국 국민연금이 CJ로킨에 투자한 금액은 초기 투자분과 프로젝트 펀드 투자분을 합쳐 약 1천400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CJ로킨 지분 매각에 따른 수익률을 고려하면 5년간 투자 수익금은 8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매각은 수익도 수익이지만 국민연금이 결성한 코파펀드의 첫 투자 회수 사례라는 데 의미가 있다.

국민연금은 앞서 GS그룹, KT&G, 풀무원, LS그룹 등과 수천억원 규모로 코파펀드를 조성했으나 대부분 투자 기한 동안 단 한 건도 투자를 집행하지 못한 채 조기 청산한 바 있다. 그런 가운데 CJ로킨 매각으로 투자금을 회수했을 뿐 아니라 상당한 성과를 냈으니 국민연금 입장에서도 체면치레한 셈이다.

현재 국민연금과 CJ의 코파펀드는 CJ로킨 외에 브라질 식품기업 세멘테스 셀렉타(현 CJ셀렉타)와 베트남의 제마뎁도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 셀렉타의 경우 인수대금의 절반인 1천500억원, 제마뎁은 30%인 300억원을 코파펀드가 충당했는데 이들 업체를 성공적으로 매각하느냐가 남은 과제다.

CJ로킨은 지난 1997년 설립됐으며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두고 있다. 냉장·냉동 제품, 화학제품, 일반 화물 및 이커머스 물류 등 종합물류사업을 운영 중이다. CJ로킨은 중국 전역에 48개 거점과 100만㎡(약 30만2천500평) 규모 물류센터, 1천500여 개 도시를 잇는 광범위한 운송망을 갖췄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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