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15일 서울 채권시장은 장기 중심으로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

전 거래일 미 국채 금리가 1.60%대로 치솟은 데다 수급상으로도 이날 국고채 10년 입찰이 2조9천억 원 규모로 예정돼 있어서다.

입찰을 앞둔 국고채 전문 딜러(PD) 입장에서 미 국채 금리 급등은 나쁘지 않은 재료일 수 있다. 미국 금리 영향에 초반 약세가 펼쳐진다면 입찰에서 물량을 싸게 받을 수 있어서다.

문제는 심리다. 지난주 중·단기 금리 급등에 증권사들의 출혈이 크다. 미국 금리의 상승세도 가파른 상황이라 당장 두려움이 앞설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 좋지 않은 타이밍에 여러 악재가 겹친 셈이다.

그래도 레벨은 의지할만하다. 국내 금리는 전 거래일 급등해 미국 장의 약세 분위기를 선반영한 측면이 있다. 국고 10년 민평금리는 2.105%로, 지난주에만 11bp 올랐다.

전 거래일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경기 개선을 지표로 확인하자, 금리가 크게 치솟았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9.13bp 급등해 1.6292%를 나타냈다. 2년물은 0.01bp 상승해 0.1490%를 나타냈다.

3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83.0으로 1년 내 최고치를 나타냈다. 시장 전망치 78.9도 웃도는 결과다.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노동부는 2월 PPI가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뒀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장기 금리를 잡아줄 것이란 기대는 크지 않은 분위기다. 오히려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연준이 매파로 전환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도 약세 압력을 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조9천억 달러 규모 부양책에 서명한 후 대국민 연설을 통해 5월 1일까지 모든 성인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신에 힘입어 경기 회복세에 더욱 속도가 붙는다면 연준도 최고 수준 속도의 완화정책을 지속해야 할지 의구심이 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추세라면 연준이 통화정책의 가속 페달에서 발을 조금씩 떼는 상황이 이상하지 않은 셈이다.

채권시장이 기댈 곳은 물가 오버슈팅을 다소 용인하는 평균 인플레이션 목표제와 구조적 요인에 회복이 쉽지 않은 고용시장 정도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뉴욕 채권시장의 우려는 연준에서 그치지 않는다. 4조 달러 규모의 초대형 부양책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심리상 약세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날 장중엔 특별한 대내 이벤트가 예정돼 있지 않다.

글로벌 지표로는 개장 전 필립 로우 호주중앙은행(RBA) 총재의 연설과 오후 11시경 중국 산업생산과 소매 판매 등 경제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 중국 경제 영향을 크게 받는 국내 채권시장에도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 12일 밤 1,136.50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1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33.80원) 대비 2.80원 오른 셈이다. (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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