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최근 들어 석유와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슈퍼 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과거 세 번의 슈퍼 사이클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원자재 슈퍼 사이클이 거론되는 배경에는 유가와 구리 가격이 있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은 작년 10월 이후 82% 상승했고 구리는 2011년 이후 최고가를 나타내고 있다. UN지수에 따르면 식량은 2014년 이후 그리 비싸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부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은 원자재가 슈퍼 사이클의 초기에 놓인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원자재 슈퍼사이클이란 가축, 곡물, 금속, 원유와 가스가 수년간 혹은 10년간 상승하는 것을 가리킨다.

과거 원자재 슈퍼 사이클은 드물지만 세 번 정도 나타났다.

첫 번째 슈퍼사이클은 1910년대 초반 미국의 도시화 과정에서 나타냈고 두 번째는 1950년대 유럽재건과 일본의 급격한 성장을 동반했다. 세 번째는 1990년대 후반 중국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나타났다.

슈퍼사이클은 세 가지 현상을 동반하는데 하나는 1970년대 오일쇼크에서 나타났던 경기침체, 두 번째는 수익을 좇는 광산업, 에너지 생산자, 농부 등 공급 급증이다. 끝으로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은 좀 더 저렴한 대체재로 넘어간다.

즉 원자재 슈퍼사이클은 미국, 중국과 같은 거대 경제가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를 겪으면서 공급을 넘어서는 원자재 수요를 창출할 때 나타나는 현상인 셈이다.







경제학자들은 세계 경제의 급격한 확장이 올해 또는 내년까지 수요를 강하게 만들겠지만, 이후에는 특히 원유의 경우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품시장의 역사를 연구해 온 싱가포르의 예일-NUS 대학의 데이비드 잭스 교수는 "지난 6개월에서 12개월의 발전을 새로운 슈퍼사이클의 씨앗으로 보는 데에 회의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투자자나 정책 입안자에게 유익하다"고 말했다.

잭스 교수에 따르면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2020년 국제유가는 1945년의 두 배 수준이지만 2008년이나 1980년 정점에 비해 한참 아래에 있으며 곡물가격 역시 식량과학 발전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계속 하락했다.

스테이티지 캐피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대니얼 저렛은 1990년대 후반 중국발 슈퍼사이클을 언급하며 "비슷한 것이 있는가. 나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원유 가격은 석유수출국기구와 비회원국들의 감산 노력과 중국, 인도의 수요 부활의 영향이 컸고 미국 내 시추제한 규제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67% 오른 구리 가격은 현재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t당 9천100달러에 거래되고 있는데 골드만삭스는 전기저장과 송전 수요를 고려해 12개월 내에 역대 최고가인 t당 1만5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트레이더들은 구리는 현재 수요를 충당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테크 리소스, 아이반호 마인스 등 생산업체들이 수년 내 신규 광산에서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저널은 현재 금속 가격 상승은 지난해 주식과 회사채 회복을 견인한 것과 동일한 힘이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말가메이티드 메탈 트레이딩의 톰 멀퀸 리서치 헤드는 "재정과 통화정책이 작년 3월 이후 가격을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며 "금융시장에는 단지 더 많은 돈이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spna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4시 0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