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 정부가 부동산시장의 거품을 막기 위해 대도시의 토지 경매 방법을 바꿨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미국시간) 보도했다.

토지 경매의 예측 가능성이 커지면 경매 참여 열풍이 가라앉고, 부실업체가 토지를 인수할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부동산 시장 거품의 근본적 처방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고 매체는 전했다.

단기적으로 부실기업이 퇴출당하면서 업계의 인수합병이 가속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월 말 중국 천연자원부는 주요 도시가 주거용 토지의 경매를 조율할 것이며 매년 특정한 시기에 경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각 지방정부가 정해진 일정 없이 독립적으로 토지를 경매에 부치고 있어 부동산업체들은 불확실성 때문에 공격적으로 입찰에 나선다.

특히 대형 부동산 개발사들은 은행이나 채권투자자들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차입해 주택이 완공되기도 전에 더 많은 주택을 판매하면서 현금 유동성을 유지하려고 한다.

이론적으로만 보면 수십 곳의 토지 경매가 한꺼번에 이뤄지면서 규모가 크고 재정 건전성이 양호한 부동산개발사들이 여러 지역에서 입찰에 나설 수 있게 된다.

ING은행의 아이리스 팡 이코노미스트는 새로운 시스템은 부실 부동산기업을 입찰에서 퇴출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면서 경매에 참여하려면 기업들이 대규모 증거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산둥성 칭다오시는 올해 토지 경매를 3차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새로운 토지경매는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을 포함한 22개 도시에 적용된다.

중국은 이미 모기지 금융이나 투기적 매입, 부동산업체의 채권 발행 등을 제한하는 등의 부동산 시장 진정 조치를 내놨다.

최근에는 부동산 부문에 대한 대출을 억제하는 방법으로 '3가지 레드라인' 제도를 도입해 사실상 부실 차입자의 부채 축소를 요구했다.

S&P글로벌의 크리스토퍼 입 선임 디렉터는 이번 토지경매 제도가 "더 장기적인 것으로 단지 증상만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부실 부동산업체들이 경매에 매우 선택적으로 참여하거나 다른 토지 매입 방법을 찾게 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토지경매 제도 변화로 대형 부동산업체의 이익이 개선되고 비용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로 홍콩과 본토에 상장된 부동산개발사의 주가는 최근 상승했다.

상하이와 선전에 상장된 131개 업체의 주가지수는 지난달 9.1% 올랐다. 같은 기간 CSI 300지수는 12.5% 떨어졌다.

UBS의 헤이든 브리스코 헤드는 새로운 정책이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라면서 대형 개발사들이 더 질 좋은 토지를 가지는 데 자신감을 얻게 되고 투기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다만 "단기적 고통은 있을 것"이라면서 업계의 레버리지는 줄어들 것이며 시장 주도업체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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