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부동산 정국과 적폐 청산
[데스크 칼럼] 부동산 정국과 적폐 청산
  • 황병극 기자
  • 승인 2021.03.1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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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에서 촉발된 이른바 부동산 정국이 모든 걸 삼킬 태세다. 국민들의 분노가 높아지면서 정치권에서도 부동산 태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여야가 국회의원에 대한 전수조사, 특검, 국정조사까지 추진하기로 하면서 당분간 부동산 이슈가 정치는 물론 모든 사회문제의 중심에 걸 것으로 예상된다.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도 LH 사건에 대해 송구하다는 발언과 함께 부동산 적폐 청산을 앞으로 남은 임기의 핵심 국정과제로 삼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부동산 투기와 관련된 논란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부동산을 둘러싼 논란이 한국 사회에서 휘발성이 강한 것은 모든 국민이 관련된 데다 경제적ㆍ사회적 문제가 모두 뒤엉켜있는 탓이다. 국내에서 부동산 문제는 단순히 주거의 차원을 넘어 경제정책, 자산관리, 세금, 교육, 빈부격차 등을 포괄하기 때문이다. 또 LH처럼 공공기관에 종사하면서 얻은 정보로 사익만 챙겼다는 점에서 분노가 커졌다.

사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분노는 집을 가진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똑같다. 무주택자는 집값 폭등으로 갑자기 '벼락거지'가 됐다고 하소연한다. 최근엔 집값이 급등하면서 젊은 층에서는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집 한 채 갖기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부동산 가격이 치솟았음에도 대부분의 1주택 보유자들은 원하지도 않게 집값이 올라 '세금폭탄'을 맞았다고 불만이다.

국민들의 분노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과 무관하지 않다. 이번 정부는 물론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부동산투기가 사라지고 제대로 된 주거권이 보장된 적이 있었나 싶다. 부동산 대책이 나올 때마다 집값이 오르고 대책을 믿는 사람은 정작 바보가 됐던 게 현실이다. 이번 정부에서는 더욱 심하다. 자연 부동산 불패론이 득세하고 대한민국은 투기 공화국으로 전락한 상태다. 정부 대책과 반대로 투기로 돈을 번 사람이 처벌은커녕 선망의 대상이 됐다. 이렇다 보니 부동산의 경우에는 투기와 투자의 경계가 더욱 모호하고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됐다.

정치권이 부동산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도 비슷하다. 여야를 막론하고 남이 사들인 아파트와 땅은 투기요 불법이고, 자기들이 매입한 부동산은 정상 매매라고 주장한다. 제대로 된 부동산 대책이나 부동산 투기 대책을 고민하기보다는 유권자의 들끓는 민심을 이용해 표만들기에만 관심이다. 이렇다 보니 LH 사태를 계기로 정치권을 중심으로 백가쟁명식 대책이 제시되고 있지만 정작 서민은 보이지 않는 셈이다.

이번 LH 임직원들의 투기 의혹과 그동안 숱하게 이뤄진 부동산 대책 실패는 우리에게 큰 숙제를 요구하고 있다. 국민들은 사건 자체의 대응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는 우리나라 사회의 부동산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다. 오는 4월 재·보궐선거가 끝나더라도 공직자들이 직무수행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충돌을 방지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 한국 사회에서 부동산 투기를 발본색원하고 국민들이 헌법상에 보장된 주거권을 제대로 누릴 수 있도록 만드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정책금융부장 황병극)

ec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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