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국고채 30년-10년 금리가 역전된 가운데 그 배경을 놓고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다양한 해석을 제기했다.

장기투자기관인 보험사 및 연기금의 매수가 아닌 증권사의 본드포워드 헤지나 기존 스티프닝 포지션 손절 가능성이 주로 언급됐다.

19일 연합인포맥스 국채지표 스프레드(화면번호 4544)에 따르면 전일 최종호가 기준 국고채 30년-10년 금리 차(스프레드)는 -1.7bp를 나타냈다.

국고채 30년물과 10년물 금리가 역전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오전 장중에는 스프레드가 -3.8bp까지 벌어진 뒤 급하게 되돌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전일 대비 1.6bp 상승한 반면 30년물 금리가 3bp 하락하는 등 상대적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국고채 10년물 약세보다는 초장기 구간에 속하는 30년물 금리가 하락한 배경에 더 주목했다.

다소 도비쉬(통화완화 선호)했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영향으로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하방 압력을 받았지만 초장기물에 수요가 몰릴 만한 특별한 상황이 아니었다는 이유에서다.

초장기 수급 주체는 보험사나 연기금 등 장투기관으로 한정적인데, 가격 변동성을 급격하게 키우지는 않는다고 시장 참가자들은 입을 모았다.

유통 장외시장(화면번호 4565)에서도 보험ㆍ기금은 전일 국고채 30년 지표물인 21-2호를 335억 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전일 30년물 매수는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이뤄진 측면이 있다. 엔드투자자(최종수요자)는 하루 사고 말 게 아니어서 이렇게 가격을 망가뜨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투기관 외 다른 주체가 가격을 흔들었을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가장 많이 거론된 배경 중 하나는 증권사의 본드포워드 영향이었다.

본드포워드를 판매한 증권사가 자기 포지션을 헤지하기 위해 현물시장에서 30년물을 매수하고, 이 과정에서 30년 구간에 강세압력을 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본드포워드 거래라면 카운터파티(거래상대방)인 외국계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30년 현물을 사기는 사야 해서 매수 주체가 엔드 수요가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수 언급된 또 다른 주장은 증권사의 스티프닝 포지션 손절 영향이었다.

국고채 30년-10년 금리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포지션을 잡은 증권사들이 상당수 있었는데 진입 시점 대비 손실 구간에 접어들자 못 버티고 손절했다는 설명이다.

다른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금리 레벨이 좋아 보이고 그간 외국인 매도도 많았었다"며 "스티프닝 포지션을 언와인딩하는 건 지난주 어느 정도 진행됐는데 버티는 증권사들도 있는 걸로 들었다"고 전했다.

이외에 국고채 50년물 주문을 받은 증권사에서 30년물을 매수해 헤지를 했거나 10년물 금리가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덜 약한 30년물로 수요가 몰렸다는 가능성 등이 거론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시기상 분기 말을 맞아 장투기관들의 매수가 시작될 만하다며 초장기 구간의 금리 역전 현상이 한동안 지속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장투기관들이 올 1분기 많이 안 샀던 만큼 3월부터 시작해 4월 들어 꾸준히 사기 시작할 것"이라며 "당국에서 초장기 발행을 안 늘리면 커브가 계속 누워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1년간 국고 30년-10년 금리 스프레드 추이>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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