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그플레이션 가능성 '촉각'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최진우 기자 = 국제 곡물가격이 고공행진을 보이면서 정부가 가공식품에 많이 쓰이는 식용 옥수수에도 무(無)관세 적용을 검토 중이다.

2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기획재정부에 식용 옥수수 관세를 기존 3%에서 0%로 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기간은 올해 말, 규모는 200만t 안팎으로 거론된다.

기재부와 농림부는 최근 국제 곡물가격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유럽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 2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달보다 2.4% 상승한 116.0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 이후 9개월 연속 오름세다.

곡물가격지수는 125.7로 지난 2013년 7월 이후 가장 높았다. 1달 전과 비교하면 1.2% 상승했다.

특히, 옥수수는 주요 곡물 가운데서도 상승 폭이 큰 편이다.

지난 19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5월물 옥수수는 부셸당 11.25센트(2.06%) 오른 557.75센트에 마감했다. 1년 전보다 61.4% 급등한 가격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옥수수 선물 가격 변화>

이런 국제 곡물의 가격 급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수확과 물류에 차질이 발생하고 라니냐 등 이상기후로 생산량도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통상적으로 라니냐가 지속되면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에서 가뭄이 나타나고 겨울에는 평년 대비 추운 날씨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는 세계적인 곡물 생산국이다.

곡물가 상승세에 따라 농업발(發) 소비자 물가 상승인 '애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19년 옥수수의 자급률은 3.5%로 사실상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국제 시세의 상승에 따라서 국내 수급도 요동칠 수 있다. 옥수수는 우리나라의 가공식품 제조에 많이 들어가는 재료이기도 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는 '국제 곡물 관측 3월호'에서 "세계 주요 곡물 수급 여건이 소폭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제 곡물의 선물가격과 수입단가가 오르면서 국내 물가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기재부와 농림부는 옥수수 외에도 다른 곡물의 가격 변화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옥수수 외에도 자급률이 낮은 품목을 중심으로 긴급 할당관세를 적용하는 방안도 부처 내부에서는 이야기되고 있다. 옥수수에 앞서 정부는 계란에도 무관세를 적용해 국내 수급에 기여한 바 있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지난 12일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에서 "글로벌 수요회복 기대와 세계 각지의 기상이변으로 유가ㆍ원자재ㆍ곡물 등의 가격 상승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올해 2분기는 일시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높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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