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터키 리라화 가치가 크게 출렁이자 터키발 '나비효과'에 코스피 변동성 경계령이 떨어졌다.

미국 국채 금리가 터키 리라화 급락 이후 하락했고 러시아 루블화, 남아공 랜드화, 브라질 헤알 등 신흥국 통화들이 달러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23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터키 리라화 가치는 터키 정부가 나지 아발 전 중앙은행 총재를 해임한 지난 20일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달러 대비 7.93%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신흥국 통화들도 동요해 러시아 루블화는 1.02%, 브라질 헤알화와 남아공 랜드화도 달러 대비 각각 0.32%, 0.11% 약세를 보인다.

간밤 뉴욕 금융시장에서도 미국 국채 금리가 터키 이슈와 외교 마찰 등으로 하락했고, 글로벌 증시에서도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경고등에 켜졌다.

터키의 신용부도스와프(CDS) 5년물 프리미엄은 전일 기준 463.78bp를 나타내 전일 대비 160.42bp 급등했다. 전체 국가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터키에 대한 익스포저가 있는 스페인의 BBVA와 이탈리아의 우니크레딧, 프랑스의 BNP파리바, 네덜란드의 ING 등의 은행주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미국 국채 금리가 터키 리라화 급락을 빌미로 하락했다"며 "터키가 금리 인상을 주도한 중앙은행장을 전격 경질하면서 환율에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에 미국 증시 또한 터키 이슈의 나비효과로 움직인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신흥국 중 상대적으로 취약한 곳들은 계속 변동성이 있을 수 있다"며 "터키 리라화의 경우 정치적 불안에 쉽게 영향을 받는데 통화를 둘러싼 환경이 불안해질 때마다 남아공, 러시아, 멕시코, 브라질 등의 통화도 크게 움직여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화의 경우 선진국 통화들과 같이 움직이는 측면이 있어 영향이 제한되고, 채권 쪽은 외국인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면서도 "증시에선 외국인 순매도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5거래일을 제외하고 계속해서 순매도를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누적으로 5천766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터키를 비롯해 최근 기준금리를 인상한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한 자산 가치 변동성은 당분간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이어졌다.

김연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선진국과 신흥국이 동반 완화적이었던 것과 대조적"이라며 "긴축이 시작된 국가들의 주식, 통화 등 자산가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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