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문이 열리면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져 대규모 카지노로 변해버릴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2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정부 당국은 중국인들이 해외 증권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할지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의 예 하이셩 자본계정관리 담당자는 "자본 흐름 통제를 완화하는 것은 중국이 대규모 무역 흑자로 인한 자금 유입 압박을 줄여줄 수 있으며 이는 신속히 위안화 가치를 상승시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테네오 컨설턴시의 가브리엘 윌다우 애널리스트는 "외환 유출 규제 완화는 대규모 시장 개입 없이 위안화 가치 상승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다"고 설명했다.

이 사안이 통과될 경우 1억7천만 명이 넘는 중국 개인투자자들이 최대 연 5만 달러(한화 약 5천600만 원)를 미국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

SCMP는 게임스톱 사태를 통해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확인했다면서 중국 개인투자자까지 신규로 진입한다면 개인투자자 규모가 더 커지면서 미국 시장을 대규모 카지노로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서치업체 스터디오브사이클즈의 리처드 스미스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정부 당국이 갑자기 개인투자자의 미국 증시 직접 투자를 허용한다면 이는 역사적인 순간이 될 뿐 아니라 히스테리와 같은 발작적 모습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는 그동안 우리가 봐온 것보다 시장을 더욱 극단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얼마가 중국 시장으로 유입될지는 아직 정확하지 않다.

다만 10조 달러 규모에 달하는 상하이, 선전 증시에서 중국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약 80%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 자금 중 5%만 미국으로 넘어와도 매년 미국 증시에 4천억 달러가 유입된다고 추산할 수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을 합하면 규모가 50조 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그 영향이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투자금이 쌓여갈수록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모닝스타의 존 레신탈러 투자 연구원도 중국 개인투자자 유입에 대해 "첫 주부터 파도에 휩쓸리는 배와 같은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구멍 난 배에 물이 점점 차오르는 것과 유사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미국 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입김이 거세지고 있는데 이 경향이 더 강해질 것"이라면서 "우리는 더 이례적인 주가 움직임, 더 많은 투기, 도박과 같은 거래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jw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3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