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1년 이상 지속되면서 큰손인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전략에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금리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에 더해 해외 투자에 대한 소싱 및 실사 여건이 대폭 악화하면서 관련 투자 비중을 하향 조정하는 보험사들도 늘고 있다.

보험사의 고위 관계자는 24일 "과거와 같은 해외 투자 확대 기조가 향후에는 유지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최근엔 자산·부채종합관리(ALM) 관점에서 채권 비중을 늘리고 수익성 관리를 위해서는 국내 고수익 대체투자를 발굴하는데 집중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해외투자 한도가 50%까지 늘어나는 등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여건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생겼지만, 코로나19가 '걸림돌'로 작용한 탓에 운용 기조는 오히려 보수적으로 돌아섰다.

이러한 변화는 보험사들이 보유한 외화유가증권 규모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코로나19가 본격적인 영향을 주기 이전인 지난해 1월 24개 생명보험사들이 보유한 외화유가증권 규모는 113조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11월에는 이 규모가 102조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1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10조원 이상 증발한 셈이다.

특히, 이 기간 생보사들이 운용자산 규모가 733조원에서 758조원으로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해외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축소됐다는 평가다.

그간 보험사들은 초저금리 기조로 채권과 주식의 수익률이 크게 낮아진 점과 포트폴리오 다각화 필요성이 맞물리면서 해외채권과 대체투자 등으로 눈을 돌려왔다.

수익률이 2%대에 불과한 채권을 대신해 자산운용 측면에서 고수익 모델을 발굴하는 것이 보험업황 악화 여파를 최소화할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해외 딜 소싱과 실사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점이 향후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현재 실사가 어려워 개별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향후에도 해외투자시 기존 펀드들을 활용하거나 재간접 형태로 투자하는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이후에는 수행된 해외실사 자체가 거의 없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은 향후에도 '안정성'에 무게를 둔 자산운용 전략 기조가 강화하면서, 보험사들도 실사 부담이 크지 않거나 기존 네트워크를 통한 투자 정도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대형 보험사의 자산운용 관계자는 "해외투자가 침체 기조를 보이고는 있지만 향후 코로나19가 새로운 기회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는 있다"며 "코로나19로 변화한 패러다임을 고려해 비대면과 데이터, 통신 등에 적합한 자산군들을 관심있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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