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국내 보험업계가 원화채권 투자를 확대하고 외화채권을 축소했다.

코로나19 등으로 원화채 공급이 증가하면서 원화채 수익률이 좋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한화생명 등 일부 보험사가 외화채를 축소하고 원화채를 확대한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로 해외실사가 어려워지면서 보험사 해외 대체투자는 감소했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는 지난해 국내 장외채권시장에서 채권 64조5천203억원을 순매수했다. 전년 대비 83.4% 증가했다.

앞서 보험사 원화채 순매수는 2018년 30조4천497억원, 2019년 35조1천879억원을 나타냈다.

보험사의 초장기채 순매수 금액도 2018년 32조9천523억원, 2019년 34조2천527억원, 지난해 52조902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순매수는 전년 대비 52.1%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보험사 원화채권 잔고는 8%대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말 보험사 원화채 잔고는 495조6천427억원이다.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2018년 말과 2019년 말 보험사 원화채 잔고가 전년 대비 각각 2.7%, 3.1%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반면 보험사 외화채권 잔액은 감소했다. 지난해 말 보험사 외화채권(KP 포함)은 810억4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앞서 2019년 말 보험사 외화채권은 822억2천만 달러로 전년보다 4.8% 증가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원화채 수급부담이 커졌다"며 "이 때문에 환헤지 후 외화채 수익률 대비 원화채 수익률이 괜찮았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고채는 174조5천억원 발행됐다. 전년(101조7천억원) 대비 71.6% 증가했다.

기획재정부는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네 차례 추경을 편성해 재정 소요가 급증했다"며 "그 결과 국고채 발행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도 지난해 10월 21일 열린 웨비나(Webinar)에서 "한국 보험사의 US 달러 표시 해외투자 비중이 많이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채권 대비 해외채권 수익률이 낮기 때문"이라고 했다.

올해 제1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도 한국은행의 일부 금통위원은 "지난해 해외투자 수익률 저하 등으로 거주자의 해외채권 투자가 순회수로 전환됐다"고 진단했다.

증권사 다른 애널리스트는 "한화생명 등 일부 보험사가 외화채를 축소한 점도 보험업계 외화채 잔고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며 "한화생명은 그동안 해외투자를 가장 적극적으로 한 곳"이라고 했다.

코로나19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코로나19가 금융시장에 영향을 끼친 기간에 보험사는 본드포워드 거래를 확대했다.

금융감독원이 지급여력(RBC) 제도를 개선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6월 말 금융감독원은 지급여력(RBC) 금리위험액 산출 시 헤지목적 금리파생상품을 금리부자산 익스포저 등에 반영해 금리위험액을 경감할 수 있게 한다고 밝혔다.

실제 별도기준 삼성생명 본드포워드 금액은 지난해 3분기 2조4천149억원에서 4분기 2조5천65억원으로 3.8% 증가했다.

작년 상반기 말 한화생명은 본드포워드를 보유하지 않았으나 작년 말 9천704억원으로 증가했다.

한화손해보험 본드포워드는 지난해 4분기 말 773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383억원 늘었다.

지난해 4분기 말 DB손해보험 본드포워드도 2천482억원을 기록하며 금감원 제도 개선 이후 잔액이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보험사 해외 대체투자는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9월 말 보험사 해외 대체투자 규모는 70조4천억원이다. 총자산 1천87조원의 6.5% 수준이다.

총자산은 해외 대체투자가 있는 보험사 36곳의 자산 합계다. 보험사는 주로 직접 투자가 아닌 펀드 매수 등 간접 방식으로 대체투자를 했다.

투자대상은 오피스 10조9천억원(15.5%), 발전·에너지 8조5천억원(12.1%), 항공기·선박 4조9천억원(7.0%), 사모펀드(PEF) 등 인수금융 4조9천억원(7.0%) 등이다.

보험사의 신규 대체투자 금액은 2018년 15조5천억원, 2019년 14조6천억원, 지난해(9월 말까지) 6조6천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보험사 대체투자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 한 운용역도 "지난해 코로나19로 해외 대체투자 실사가 어려워졌다"며 "이 때문에 대체투자가 감소한 측면도 있다"고 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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