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업체인 TSMC의 마크 리우 회장은 주요국들이 반도체 생산을 역내로 돌리는 것을 추진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생산설비를 확대한다고 해도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문제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30일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류 회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모든 국가가 추가적인 반도체 생산 설비를 짓는 것은 경제적으로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주요국이 인프라와 안보 목적으로 반도체를 역내에서 생산하는 것을 희망하는 것은 이치에 맞는 말이지만 모든 공급망을 완전히 되돌리고 완전한 자립을 시도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면서 "결국에 추가적인 설비는 이득을 내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 회장은 반도체와 다른 부품의 부족은 생산 설비 문제라기보다 공급망의 불균형, 불확실성과 더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자신이 회장을 맡은 대만반도체산업협회 연례총회에 참석해 자신의 발언은 협회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인텔은 200억달러를 들여 애리조나주에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TSMC는 이미 이 지역에 120억달러 규모의 공장 설립을 약속한 바 있다.

류 회장은 또 대만이 반도체 공급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면서 공급부족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어디에 반도체가 있든지" 부족 현상은 나타났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은 지금의 반도체 부족이 대만에 생산이 너무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과 미·중 분쟁이 초래한 예측 불가능성과 불확실성, 전자제품의 사용을 확대하는 디지털화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세 가지 요인 가운데서는 미·중 갈등이 공급망에 가장 큰 불확실성을 제공한다고 그는 말했다.

류 회장은 "화웨이를 제재하면 다른 모든 경쟁업체가 남겨진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자 뛰어들고 수출 통제를 부과하면 일부 반도체 개발사들은 우려하게 되고 생산을 다른 공급업체로 돌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공급망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엄청난 불확실성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그는 또 반도체 업계의 '이중 계약(double booking)'이 심각하다고 처음으로 언급했다.

이는 고객사가 실제 사용하려고 계획하는 것보다 더 많은 주문을 넣는 것이다.

류 회장은 이 때문에 어떤 주문이 정말로 급한 것인지 알아내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덧붙였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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