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주택도시기금이 지난해 여유자금을 운용한 결과 총 5.05%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전년도보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주택도시기금의 최근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단기자금 운용수익률은 1.05%, 중장기자금 수익률은 5.18%를 기록했다. 총 운용 수익률은 5.05%였다.

단기자금은 현금성과 유동성, 중장기 자금은 국내외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로 구성된다. 자산군별 수익률은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이 각각 34.59%와 9.59%, 국내채권과 해외채권은 2.40%와 5.76%였다. 대체투자 수익률은 6.87%였다.

벤치마크와 비교하면 국내주식형만 시장 대비 0.31%포인트 부진했을 뿐 다른 자산군은 모두 시장 수익률을 상회했다. 전체 수익률도 시장을 0.22%포인트 웃돌았다.

하지만 전년도 운용 수익률 6.06%와 비교하면 악화한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주요 연기금은 대부분 글로벌 강세장 속에서 전년 대비 수익률이 개선됐지만 주택도시기금은 오히려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는 주택도시기금이 극도의 안전 지향형으로 자산을 운용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택도시기금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중장기 자산이 전체의 95%를 구성하는데 이 중 국내채권형이 70%에 이른다.

작년 말 기준 국민연금기금의 포트폴리오 내 국내채권 목표 비중이 40%, 사립학교연금이 30%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교직원공제회가 13%, 지방행정공제회는 10%도 채 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다른 연기금 및 공제회와 비교해 주택도시기금의 안정적 성향은 뚜렷하게 대비된다.

주택도시기금은 자산운용의 우선순위로 안전성과 유동성, 공공성, 수익성을 꼽는데 이 가운데 안정성이 가장 우선한다고 자산운용 지침에서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리스크가 가장 낮은 국내채권형으로 포트폴리오 대부분을 채우고 나머지 비중은 국내주식(6.70%)과 해외주식형(7.70%), 해외채권형(5.30%), 대체투자(5.30%)가 비슷한 비율로 나눠 갖는다.

한편 지난해 주택도시기금의 총 여유자금 규모는 37조9천772억원을 기록하며 감소 추세가 이어졌다.

여유자금은 지난 2017년 42조1천371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8년 40조1천568억원, 2019년 38조4천100억원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주택도시기금의 여유자금이 급감한 이유는 현 정부 들어 공공주택 공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7년 향후 5년간 100만 가구의 공적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소요재원 119조4천억원 중 기금에서 106조원을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정부가 논의 중인 부동산 대책 대부분이 주택도시기금을 재원으로 쓸 예정이라 여유자금 감소 추세는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도시기금의 여유자금은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과 NH투자증권이 전담운용기관을 맡고 있다. 두 기관이 각각 절반씩 여유자금을 책임지고 하위 위탁운용사에 자산을 배분한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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