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최근 급등한 데는 일본 투자자들의 회계연도말 수익 확정 움직임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일본의 은행과 보험사들이 일본 기업들의 회계연도가 끝나는 3월 말을 앞두고 수익 확정을 위해 글로벌 채권 매도 행렬에 동참한 것이 최근의 금리 급등세를 촉발했다고 분석했다.

일본 주요 보험사 중 한 곳인 다이치생명보험은 일부 미국 국채를 매도하고 다른 통화로 된 국채와 회사채에 재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이치생명은 새로운 투자처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삼갔으나 이는 새 회계연도의 투자 계획에 따른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20일까지 확인된 미 재무성 자료에 따르면 일본 대형 투자자들은 2월 초 이후 해외채권 2조8천150억엔(255억달러) 어치를 순매도했다.

한국의 교보생명보험도 미국 장기물 국채를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의 매트 리 해외투자 담당 대표는 "미국 금리가 계속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며 국채 매도 배경을 설명했다.

아시아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를 매도했다는 또다른 한 가지 증거로는 시장 움직임이 나타난 시간대다.

2월 말 미 국채 입찰이 매우 부진한 모습을 보였는데 당시 전문가들은 아시아 투자자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입찰 수요가 부진했었다고 전했다.

모건스탠리의 구네 딩그라 미 금리 전략 헤드는 시장이 움직인 시점을 추적한 결과 미 국채 매도가 가속화된 2월에 금리가 오른 시점은 대부분 일본의 거래 시간대였다고 말했다.

딩그라 헤드는 3월 들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전까지 국채 매도세는 도쿄와 런던 시간대에서 더욱 차이가 났으며 최근 며칠간은 아시아 시간대 매수로 국채금리가 고점에서 아래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딩그라는 일본의 국채 매도는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에 대해 근본적으로 우려하고 있다거나 투자 시각이 바뀌어서 이뤄진 것은 아니라며 특히 은행들은 주식에서 이익을 낸 것을 채권 손실로 상쇄하기 위해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매도는 일본 은행들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연말을 앞두고 포트폴리오 수익에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 투자자들의 매도세는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쳤고, 이는 런던 시장은 물론 뉴욕 거래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 국채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은 국채 발행 증가로 전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2013년 말 기준 외국인 투자자의 미 국채 보유 비중은 43%를 웃돌았으나 작년 말 기준 30%에 못 미친다.

도이체방크의 데이비드 빌은 아시아 투자자들은 올해 시장에 쏟아질 미 국채 물량을 우려하고 있다며 올해 미상환 미 국채 잔고가 1조7천억 달러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들어서는 일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둔화했으며 4월 들어 새롭게 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니폰생명보험 계열사인 NLI 리서치 연구소의 쓰요시 우네오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투자자들이 시장의 변동성이 높을 때는 주의를 기울일 가능성이 있지만 결국 시장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 국채나 다른 해외 채권에서 벌어들이는 추가적인 수익률이 일본 투자자들의 수익에 중요한 요소라며 "그들이 미 국채를 매수하는 것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마얀크 미슈라 매크로 전략가는 일본 투자자들은 외환 헤지 비용을 포함하더라도 10년물 국채에서 1.3%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며 이는 30년물 일본 국채에서 벌어들이는 수익률의 두 배라고 말했다.

소버린 포커스의 게리 스미스 매니징 디렉터도 아시아 투자자 중 특히 일본 투자자들은 다른 안전 채권들의 금리가 너무 낮아 미 국채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ys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0시 0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