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아마존의 투자를 받아 기대를 모았던 글로벌 음식배달업체 딜리버루가 런던 증시 입성 첫날 30% 이상 폭락해 투자자들의 우려를 샀다.

31일(현지시간)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딜리버루의 이익 창출 능력과 76억 파운드(105억 달러)라는 밸류에이션에 의문을 야기하면서 주가가 폭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딜리버루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음식 배달 급증으로 올해 유럽에서 가장 기대를 모았던 IPO 기업 중 하나였다.

하지만 아비바 인베스터스와 스탠더드 라이프 애버딘 등 대형 기관 투자자들이 투자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반전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될 경우 딜리버루의 배달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우려했고, 영국에서 우버 운전자에 근로자 혜택을 부여한 판결이 나온 점도 투자자들에 우려를 가중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버는 영국 대법원이 지난 2월 우버 운전자들을 근로자로 분류해야 한다고 판결하자 최근 영국에서 자사 운전자들에게 최저임금, 유급 휴가, 연금 등 근로자 혜택을 부여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우버의 사례가 긱 노동자들을 활용하는 딜러버루에도 적용될 수 있다며 이는 회사의 비용을 잠재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소피 런드-예이츠 애널리스트는 CNBC에 "근로자 권리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 수익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이날 아침 거래에 엄청난 불안감이 유입된 가장 큰 이유다"라고 말했다.

2013년 설립된 영국의 음식 배달앱인 딜리버루는 12개 시장에서 2천 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일부 주요 기관투자자들은 규제상의 위험을 이유로 투자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는 기술 스타트업에 혜택을 주기 위해 차등의결권을 허용키로 했다. 하지만 기관 투자자들은 이러한 조치가 투자자들의 보호 조치를 약화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딜리버루는 최근 시장의 우려와 변동성 등을 반영해 공모가를 희망 예상가의 하단인 3.90파운드로 결정했다. 주식 밸류에이션은 76억 파운드(105억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첫날 거래에서 딜리버루의 주가는 장중 30% 이상 하락했다.

딜러버루의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54%가량 증가한 12억 파운드를 기록했으나 여전히 2억2천640만 파운드의 손실을 기록 중이다.

다만 1~2월 거래액은 전년 대비 121% 증가했다.

이번 주가 폭락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빠르게 회복되며 과열 양상까지 보였던 글로벌 기업공개(IPO) 시장에 대한 열기가 식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딜로직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글로벌 IPO 규모는 1천955억 달러로 전년 대비 500% 이상 증가했다.

ys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2시 4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