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이번달 국고채 발행 계획에서 20년물 물량이 2천억 원 줄어들면서 국고 20년과 30년의 금리 역전이 해소될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시장에서는 기획재정부가 물량 조정으로 커브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기 때문에 향후 역전이 풀릴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반면 20년물이 워낙 인기가 없어 30년 대비 강세를 나타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반응도 보였다.

2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20년물의 마감 금리는 2.157%, 30년물의 금리는 2.142%로, 만기가 짧은 20년물의 금리가 더 높았다.

20년물이 인기가 없는 우리나라 채권시장의 특수한 상황이 반영된 금리 역전이다. 20년물의 듀레이션이 30년에 비해 낮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초장기물임에도 불구하고 20년물 매수에 적극적이지 않다.

20년물에 대한 수요가 부족하다보니 시장에서는 20년물의 처치가 곤란한 상황이 됐고, 금리 역전 해소를 위해 기재부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기재부도 전일 발표한 4월 국고채 발행 계획에서 20년물 발행 규모를 전월보다 2천억 원 감액한 7천억 원으로 조정해 시장의 의견을 배분에 반영했다.

다만 50년물의 격월 발행을 고려해 20년물 발행 규모를 3월이 아닌 2월과 비교하면 감액 규모가 500억 원에 그치기 때문에 커브 정상화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기재부에서 의지는 보여줬지만 2월 대비 500억 원 감소로는 시장에서 체감이 되지 않는 수준"이라며 "20년물이 워낙 매력이 없어 시장에서 잘 팔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수급이 꼬인 상황에서 기재부가 정상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줬다"며 "과거에도 연초 역전에서 2분기에 커브가 정상화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커브 정상화의 필요성에도 확대 재정 정책 때문에 최대한 많은 구간에서 국고채 물량을 내보내야 하는 기재부로서는 물량의 대폭 감축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

향후 채권 공급 일정은 커브 정상화에 유리하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20년 지표물 20-7호의 발행 잔고는 7조7천550억 원, 30년 지표물 21-2호는 5조3천550억 원이다.

30년의 지표물을 교체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비인기 종목인 20년물의 잔액이 더 많은 상황인데, 기본 발행 규모는 30년물이 더 크기 때문에 향후 발행 잔액은 30년물이 20년을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시장에서는 20-30년 커브 역전에 대해 불만이 있었다"며 "다만 향후 커브가 다시 정상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jhha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0시 07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