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인공지능(AI)은 속도전이라며 미리 특허를 확보해 주도권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2일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과 진행한 'AI의 미래를 말하다' 대담에서 "앞서 대항해와 산업혁명 등 실전에서 승부가 났던 전투들과 달리 AI는 속도 싸움"이라며 "속도에 특허가 붙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등 세계 각국이 특허를 미리 확보해 후발주자들의 진입을 막는 전략을 쓰고 있다며 한국도 빨리 특허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AI 분야 인재 육성을 위해 카이스트에 사재 500억원을 기부한 바 있다.

이번 대담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속에서 한국 AI 기술의 현재를 진단하고, 앞으로 한국이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 회장은 "(산업계에서) 아직 자동화를 조금 한 것을 두고 AI라고 하고 있다"며 AI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AI 분야 또한 앞으로 AI가 사용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모든 분야에 이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컴퓨터도 초기에는 계산만 했지만, 지금은 모든 분야에 이용되듯, AI도 앞으로 (적용 분야가) 다양할 것이기 때문에 각기 전공이 다른 분야가 어떻게 융합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며 젊은이들에게 도전과 불굴의 정신을 가질 것과 젊은 시절 고생을 해볼 것을 추천했다.

그는 1969년 어업을 중심으로 동원그룹을 설립한 뒤 1982년 한신증권을 인수하며 증권업에 진출했고, 1982년 참치캔을 출시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이뤄냈다.

김 회장은 이처럼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사업 다각화를 이룰 수 있었던 밑거름으로는 젊은 시절 원양어선을 탔던 경험을 꼽았다.

그는 "배 생활을 하면서 두세 번 죽을 뻔한 경험도 하고, 느낀 점이 많았다"며 "사업을 하면서도 그때 생각을 하면 덜덜 떨 거 있나 라는 생각에 담대한 결정을 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그러면서 인생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 젊은 시절 '사서 고생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추위를 겪어보지 않은 사람에게 손이 시리고, 발이 시리다고 아무리 말로 설명해도 알 수가 없다"며 "직접 고생해보면 시야가 넓어지고, 다른 사람 대비 경쟁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의 권유로 그의 아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도 젊은 시절 원양어선을 탔던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마지막으로 프랑스 철학자 사르트르의 이야기를 인용하며 "인생이 B에서 시작하고 D로 끝나는 데 그사이에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C 경험을 많이 하면 좋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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