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LG전자가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스마트폰 사업을 접는 대신 핵심 모바일 기술에 집중한다.

갈수록 '레드 오션'이 돼가는 스마트폰 사업 대신 미래 성장동력인 6G 이동통신, 카메라, 소프트웨어 등에 힘을 쏟는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5일 이사회를 열고 휴대전화 사업을 오는 7월31일자로 중단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프리미엄 휴대전화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의 양강체제가 굳어지고 주요 경쟁사들이 보급형 휴대전화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면서 가격 경쟁이 심화하자 설 자리를 잃은 LG전자가 결국 사업 철수라는 초강수 결정을 내린 것이다.

LG전자는 올해 초 MC사업본부 구조조정을 공식화한 후 매각을 위해 베트남 빈그룹, 독일 폭스바겐 등과 접촉했으나 논의에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과포화 상태인데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여전한 상황에서 인수합병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에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그간 적자 규모는 5조원에 달한다.







2010년 3분기에 분기 판매량이 2천800만대에 육박하면서 세계 휴대전화 시장 3위에 올랐던 LG전자가 모바일

사업에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스마트폰 등장이라는 시장 변화에 제때 대응하지 못한 결과다.

2007년 애플의 아이폰 등장을 계기로 세계 휴대전화 시장은 스마트폰 중심으로 급변했으나 LG전자는 피처폰 중심의 사업 구조를 고수했다.

뒤늦게 2014년 선보인 스마트폰 G3가 1천만대 이상 팔리면서 LG 휴대전화의 부흥을 알리는 듯했으나 그때뿐이었다.

LG전자는 2015년 G4와 V10의 부진을 2016년 모듈형 스마트폰 G5로 극복하려 했으나 품질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런 구상도 실패했다.

이후 LG전자는 스마트폰 원가를 낮추고 경쟁력을 높이고자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생산 비율을 지속해서 높이고, MC사업본부 인력을 타 사업부로 전환 배치해 몸집을 줄여왔다.

또 2019년 스마트폰의 국내 생산을 중단하고,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했다.

이후 새 폼팩터인 LG 윙 등을 출시하며 반전을 노렸으나, 10만대 정도가 출하되면서 절대적인 판매량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종료하더라도 미래준비를 위한 핵심 모바일 기술의 연구개발은 지속할 계획이다.

특히 6G 이동통신, 카메라, 소프트웨어 등 핵심 모바일 기술은 차세대 TV, 가전, 전장부품, 로봇 등에 필요한 역량으로, 최고기술책임자(CTO) 부문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지속한다.

모바일 기술은 미래 성장동력인 사물인터넷(IOT) 산업의 핵심인데, 이를 접을 경우 가전과 전장 등 다른 주력 산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LG전자는 먼저 2025년경 표준화 이후 2029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6G 원천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은 물론 사람, 사물, 공간 등이 긴밀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된 만물지능인터넷(AIoE) 시대를 대비한다는 복안이다.

LG전자는 2019년 1월 카이스트(KAIST)와 LG-카이스트 6G 연구센터를 국내 최초로 설립하고 6G 이동통신 핵심 기술에 대한 선행 연구와 개발을 하고 있다.

또 올해는 전 사업 영역에 5G, IoT 등을 광범위하게 접목하면서 주력인 가전과 전장부품 등에 모바일 핵심 기술을 강화할 예정이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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