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법정관리 중인 이스타항공의 매각이 본격 추진된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서울회생법원은 이르면 다음 주 중 이스타항공 공개매각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고 매각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되고 법원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이스타항공은 다음 달 20일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자금조달 방안 등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매각주관사는 딜로이트안진이다.

이스타항공은 스토킹 호스 방식을 통해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스토킹 호스 방식은 사전에 예비 인수자를 선정해 놓고 매각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인수 의사가 있는 원매자를 확보한 상태에서 공개입찰을 진행해 응찰자가 없으면 예비 인수자에게 매수권을 부여한다.

반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인수 후보자가 있으면 기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매각자 입장에서는 수의계약을 통해 매각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공개입찰로 매각의 공정성도 담보할 수 있고, 예비 인수자는 공개입찰 전 사전 논의로 유리한 매수 조건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전략적투자자(SI) 한 곳이 이스타항공 예비 인수자로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모펀드와 법인 등 5곳 안팎의 후보자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주요 국가의 백신 접종과 비격리 여행 권역(트레블 버블)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꿈틀거리기 시작한 데 주목하고 있다.

당장 올해가 아니더라도 항공 여행수요가 점차 회복되고 향후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사모펀드 JKL파트너스는 티웨이항공에 800억원을 투자했고, 신생 저비용항공사 에어프레미아는 JC파트너스와 홍콩계 물류회사 코차이나로부터 65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확정받고 연내 동남아 취항을 준비 중이다.

이스타항공의 가장 큰 장점은 김포~제주, 인천~상하이, 부산~싱가포르 등 알짜 노선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위기가 완화될 경우 높은 탑승률을 자랑하는 노선이라 영업 기대치가 높다.

법정관리로 기존 대주주의 주식 감자나 소각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자산 가치가 낮아진 것도 인수자 입장에서는 조건이 나쁘지 않다.

다만, 3천억원에 육박하는 부채와 노조 리스크, 최우선 변제 대상인 임직원 임금과 각종 세금도 부담이다.

현재 시장에서 추정하는 이스타항공 인수 자금은 1천억원 후반대로 추정된다.

이스타항공은 법원에서 회생계획안이 통과되는 대로 항공기 운항 면허인 항공운항증명(AOC)을 재발급받고 운항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3월 모든 노선 운항을 중단했고, 같은 해 5월 AOC 효력이 일시 정지된 바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인수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지 않지만, 코로나19 백신 보급 등 상황 변화로 인수 후보자들의 관심도가 지난해와 달라진 건 사실"이라며 "향후 항공 수요 회복 등을 기대하면 예상외로 매각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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