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국내 금융사들이 저금리·저성장 환경에서 탈피하기 위해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 진출에 따른 리스크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국내 48개 금융사에서 투자한 해외 금융사 지분 규모는 15조5천억원으로, 최근 3년간 연평균 15% 증가했다.

은행 부문에서 자기자본 대비 해외 익스포져 비율이 55%까지 증가했다. 은행 부문은 극단적으로 해외 총자산 전액이 손상처리된다고 가정하면 자본비율이 절반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업권 고유 리스크가 높은 증권과 캐피탈의 해외 진출 비중도 확대하고 있다.

은행 부문이 해외 금융사에 지분투자한 비중은 지난 2017년 72.2%에서 작년 66.2%까지 줄었다. 그만큼 증권과 캐피탈 부문에서 각각 15.9%에서 20.3%로 확대됐다.

은행도 업권 내재 리스크가 과거 대비 확대됐다. 전통적인 상업은행 투자에 집중했던 과거와 달리 소액대출 금융기관을 인수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소액대출 금융기관은 전통적인 상업은행보다 차주 구성과 대출포트폴리오 다각화 수준이 열위하고 유사시 정부 지원 가능성을 기대하기 힘든 탓에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다.

특히, 동남아시아 편중 현상으로 해외투자의 질적 리스크도 함께 증가했다.

동남아시아 지분투자 금액은 지난 2017년 2조7천억원에서 지난해 6조6천억원으로 급증했다. 비중도 27.1%에서 42.8%로 확대한 상황이다. 동남아시아 지역이 해외 금융사 진입규제를 상대적으로 완화하고 있는 덕분이다.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이 0.76%로 해외 지역 가운데 가장 높기도 하다.

하지만 동남아시아 지역은 글로벌 대비 금융관리 체계가 미흡하고 손익변동성이 높아 부실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 우리나라와 리스크 요인이 유사해 위험 분산 효과도 미미하다. 신흥국으로 분류돼 환율 등 거시경제 변수도 우리와 비슷하다.

최근 발생한 것처럼 미얀마 군부 쿠데타와 같이 각 금융사가 통제할 수 없는 지정학적 리스크도 존재한다.

한신평은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미얀마에 진출한 각 금융사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미얀마 현지법인에 대한 투자 규모가 각 금융사 외형 대비 유의적인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극단적인 정세 불안을 가정하면 업체별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익스포저는 차이가 있어 일부 금융사는 재무 건전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미얀마 현지법인 진출 금융사 중에서는 하나금융지주 계열사 익스포져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캐피탈과 하나은행은 미얀마 소재 금융사 총자산이 연결 자기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19.3%와 0.1%다.

BNK캐피탈과 JB우리캐피탈, IBK캐피탈은 각각 9.9%, 2.6%, 1.9%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지주의 우리카드와 우리은행은 각각 1.8%와 0.2% 정도로 집계됐다. 이어 신한카드 0.5%, 국민은행 0.1% 순이다.

김정훈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는 "수익성 제고를 위해 해외진출 움직임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발맞춘 리스크 관리도 필요하다"며 "자본 규모 대비 해외 총자산 규모와 해외 금융사 실적 등을 점검해 자본 여력 대비 부실 징후가 있는 해외 익스포저가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신용평가 시 고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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