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메리츠화재가 1년 만에 후순위채 발행 작업에 착수했지만 결국 투자자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전날 진행한 2천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1천900억 원의 주문만을 확보했다.

결국은 100억 원어치의 '주인 찾기'에 실패한 셈이다.

미달을 기록하면서 결국 메리츠화재 후순위채의 발행금리는 희망금리밴드 최상단인 3.4%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밴드 하단이었던 2.9%대에도 일부 투자자들의 주문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주문은 3.2%를 넘긴 수준에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메리츠화재는 앞서 수요예측 결과를 고려해 최대 500억원 규모의 증액에 나서는 방안도 고려했다. 다만, 투자자 확보에 실패한 탓에 발행 규모를 추가로 늘리기는 어렵게 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 후순위채의 경우 미달이 나오는 사례가 꽤 있었지만 메리츠화재의 미달은 의외라는 평가가 많다"며 "보험 업황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여전히 냉랭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반사이익 영향으로 보험사들의 실적이 개선세를 보이긴 했지만, 보험 업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점이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다.

향후 코로나19 영향이 소멸할 경우 다시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데다, 초저금리 장기화로 자산운용이 어려운 구조가 수년째 굳어진 점이 투자심리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대체투자를 중심으로 대규모 손실을 내는 보험사들까지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의 경우 지난해 최대실적을 기록하는 등 여건은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향후 후순위채를 준비하는 보험사들에도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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