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이달 30년물을 시작으로 국고채 입찰이 재개된 가운데 초장기물 입찰에서 단기구간까지 약세를 보이며 배경에 관심이 집중됐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얼마 전 초장기구간 금리가 역전된 것과 관련됐을 것으로 추측하는 가운데 정책금리 정상화 우려, 국내 기관의 국채선물 대량 매도세 등에도 주목했다.

6일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 수익률 추이(화면번호 4512)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하루 전보다 5.1bp 상승한 1.202%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1.2%를 깨고 오른 것은 지난달 15일 이후 3주 만이다.

장중엔 1.164%로 시작해 개장 후 30분도 안 돼 3bp 넘게 올랐다.

국고채 2년물은 3.7bp, 중기 구간에 속하는 국고채 5년물도 하루 전보다 6.1bp의 상승세를 보였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단기구간이 가파른 약세를 보인 배경으로 이달 들어 재개된 국고채 입찰 영향에 주목했다.

기획재정부는 전일 3조3천여억 원 규모의 국고채 30년물 입찰을 시행했다.

초장기물은 일반적으로 만기가 비슷한 장기물로 헤지하기 때문에 단기구간 약세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같은 날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전일 대비 4.5bp, 20년물이 5.9bp 오르는 등 단기구간과 비교해 약세 폭이 크지 않았다.

단기구간 약세 배경 가운데 하나로 얼마 전 초장기구간에서 나타난 금리 역전이 거론됐다.

지난달 18일 국고채 30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 아래로 하락해 스프레드에 마이너스(-)가 찍혔다.

당시 국고채 10년-3년 수익률곡선이 가팔라지는 데 베팅하는 대신 국고채 30년과 3년을 활용한 수익률곡선 스티프닝 포지션이 가능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국고채 30년물 입찰이 시행된 전일 30년-3년 스티프닝 포지션을 풀면서(언와인딩) 단기구간에서 매도가 출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30년물 입찰을 받으면서 30년-3년 커브 스티프닝을 언와인딩한 영향이 있는 것 같다"며 "금리가 역전됐을 때 10년보다 30년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커 10년-3년이 아닌 30년-3년 커브로 스티프닝을 잡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미국 국채 약세도 국내 채권시장 투자심리에 영향을 줬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가 통화정책 정상화 우려로 작용했고, 단기구간 금리에까지 상방 압력을 가했다는 분석이다.

국고채 3년물 기준 1.2%대 금리는 현재 기준금리인 0.5%와 70bp 차이로, 25bp씩 두 차례 정도의 인상분이 반영된 수준이라고 추산된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구체화한 것은 없지만 금리가 오르면 아무래도 동결을 예상하는 시각이 줄어든다"며 "인상기와 인하기를 구분해 생각해야 하지만 장기평균치와 대비하면 국고 3년 금리 1.2%는 기준금리 두 번 인상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권사와 외국인의 국채선물 대량 매도세는 약세 압력을 가중했다.

증권사는 전일 3년 국채선물을 9천 계약 넘게 팔았고, 외국인은 오후 들어 순매도로 전환해 4천500여 계약을 처분했다.

3년 국채선물은 20틱 급락해 마감했다.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전일 오전 장중 선물이 약했던 데엔 증권 매도 영향이 컸다"며 "3년 입찰은 다음 주인 만큼 입찰 준비보다는 통화정책 정상화 우려가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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