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아파트 가격 급등에 따른 공시가격 상승으로 보유세 부담도 커진 것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로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3구에서 소위 '세금폭탄' 프레임이 그대로 적용되면서 여당에 대한 민심 이반과 더불어 오세훈 후보에 대한 몰표로 연결됐다는 것이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세훈 후보는 57.5%를 득표했는데, 강남3구 주요 9개 동에서는 80% 이상의 득표율을 보였다.

강남구 압구정동에서는 가장 많은 88%를 득표했고, 대치 1동에서 85%, 강남구 도곡2동·서초구 반포2동에서 84% 득표하는 등 강남3구 소재 9개 동에서 80% 넘게 득표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서는 90% 넘는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득표율은 10%대에 그쳤다.

강남3구는 보수성향이 강한 곳이지만 이러한 결과는 2018년6·13 지방선거, 작년에 치러진 4·15 총선과 비교해 확실히 온도차가 커졌다.





6·13 지방선거 당시 남북·북미 정상회담으로 조성된 '북한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 이슈가 여당에 호재로 작용해 박원순 시장의 득표율은 20~30%대로 박 후보 득표율보다 2∼3배는 많았다.

4·15 총선 때는 미래통합당이 정권 심판론을 들고나왔으나 이른바 'K-방역'이 호평을 받으며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다.

당시 일부 지역에서 미래통합당 득표율은 60%대에 그치기도 했다.

이번 보궐선거는 민주당 전임 시장들의 성추문이 보궐선거의 원인이 된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 실패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겹치면서 정권심판론이 위력을 발휘했다는 분석이 중론이다.

특히 지난해 11월에 발표된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로드맵은 단독주택은 2035년, 공동주택은 2030년까지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90%로 높인다는 계획으로, 로드맵이 처음 적용된 올해 전국 아파트 공시가격은 14년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강북지역의 상승률이 컸지만 체감하는 세 부담은 가격대가 높은 강남권이 더 컸다.

오세훈 후보가 80%가 넘는 압도적 지지를 받은 지역은 아크로리버파크, 래미안대치팰리스 등 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난 고가 아파트가 몰린 곳과 겹친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에 따르면 대치1동에 있는 래미안대치팰리스(전용 84.97㎡)의 보유세는 1천313만원으로 44.7% 오른다.

반포2동 아크로리버파크(전용 112.96㎡)의 경우 올해 보유세는 작년보다 45.3% 늘어난 3천268만원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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