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IBK기업은행의 금융권 최초 노조추천이사제 선임이 또 한 번 무산됐다. 금융권에서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 가장 유력했던 국책은행에서 무산되자 당분간 노조추천이사 탄생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일 기업은행 사외이사로 김정훈 단국대 행정복지대학원 겸임교수와 정소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임명했다. 2명 모두 사측이 추천한 인사다.

앞서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지난 2월과 3월에 각각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 2명의 후보로 노조 추천 외부인사를 포함한 복수의 후보들을 금융위에 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노조가 추천한 인사는 최종적으로 금융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기업은행 노조가 사외이사를 추천한 것은 지난 2019년 3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후 노조가 또 한 번 시도한다고 하면 다음 사외이사의 임기 만료일인 내년 3월에 도입 추진을 해볼 수 있게 된다.

다만 노사 합의, 당정 합의까지 이뤄졌던 기업은행에서 이같이 노조추천이사 선임이 불발되다 보니 노조추천이사의 탄생은 더 멀어지게 됐다는 평가다.

최근 수출입은행에서도 노조추천이사 선임을 다시 한번 재도전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수은 노조는 추천 인사를 물색하는 중이다.

앞서 수은 노조는 지난해 1월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고 당시 방문규 수은 행장이 노조가 추천한 인사를 포함해 기획재정부에 제청했으나, 노조추천이사는 탄생하지 못한 바 있다.

지난 2017년 금융권 최초로 노조추천이사제를 제안한 KB국민은행 노조도 지난해 도입이 불발된 이후 앞으로 한동안 노조추천이사제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장 선거에서 당선된 문훈주 조합장은 노조추천이사제 도입보다는 주주가치 제고를 주요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주장했던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전일 당 지도부가 4·7 재·보궐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 차원에서 총사퇴하면서 당직을 잃게 됐다. 박 전 최고위원은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 금융노조 위원장 등을 거치면서 금융권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추진을 이어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노동자의 경영 참여는 법적으로 제도화하지 않는 이상 상시적으로 도입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현 21대 국회가 174석의 거대 여당으로 구성되어 있는데도 아직까지 관련 법 개정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을 보면 여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적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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