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다시 부상한 전세계 리플레이션 공포 속에서 하락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영향도 지속해 낙폭은 제한됐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9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3.0bp 상승한 1.662%를 기록했다. 이번주 5.2bp 내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보다 1.4bp 오른 0.163%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1.5bp 상승한 2.337%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48.3bp에서 149.9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과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을 큰 폭 웃돌아 국채시장은 주말을 앞두고 인플레이션 공포에 휩싸였다.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심한 인플레이션까지는 이르지 않는 리플레이션이 될 것이라는 관측에 다시 힘이 실렸다.

미국의 3월 PPI는 전월 대비 1.0% 올라 예상치 0.4%와 전달치 0.5%를 웃돌았다. 중국의 3월 PPI는 작년 같은 달보다 4.4% 상승해 2018년 7월 이후 근 3년 만에 가장 높았다.

기업들이 원자재 비용 상승을 전가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했다. 실제 기업들이 공급망 정체, 원자재 가격 상승, 운송비 급등을 보고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올해 공급 부문이 주도하는 인플레이션 요인에 더 집중하고 있다.

DRW 트레이딩의 로우 브리엔 시장 전략가는 "이전보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강조돼 수익률이 올랐다"며 "다만 PPI 발표 직후 기록한 고점에서 빠르게 내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첫 인플레이션 물결이 일시적이라고 얘기한 연준에 의심이 있어도 약간의 편의를 줄 의향이 있다"며 "불안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것 같지만 결론을 얻을 때까지 기꺼이 기다릴 수준의 국채수익률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전일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다시 열리면서 소비가 급증했지만, 공급의 병목현상이 있어 올해 물가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될 정도의 연간 물가 상승의 결과로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주 대규모 국채 발행,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예정돼 있다.

미 재무부는 1천200억 달러 규모의 3년과 10년, 30년물 입찰에 나설 예정인데, 국채수익률에 상승 압력을 줄 수 있다. PPI에 이어 CPI도 뛰어올랐을지 관심이 쏠린다.

BMO 캐피털 마켓은 "공급 이슈가 여전히 최우선 과제"라며 "팬데믹 기간 대부분 원만하게 발행됐는데, 최근 발행시장 변동성은 국채 입찰에 다시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타비스톡 웰스의 존 레리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전세계 정책 입안자들이 이미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를 우려하는데, 중국 생산자물가가 거의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세계 최대 수출국으로 중국이 나머지 나라에 인플레이션을 수출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지, 계속될지 엇갈린 전망을 하고 있다.

악시의 스티븐 이네스 최고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고조가 예상되지만, 일시적이고 계속되는 경제 슬랙으로 금리 인상이 곧 주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공고히 했다"며 "미 국채시장은 정책 의도와 관련된 발언은 받아들였지만, 트레이더들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데는 덜 신뢰했으며 국채수익률 곡선 스티프닝이 뒤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루벨라 파루키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전체, 근원 등 PPI 수치는 연준의 2% 인플레이션 목표를 웃돌았다"며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인한 단기적인 압박과 함께 계속되는 경제 재개 덕분에 가격 지표는 계속 확고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고용시장에 넘치는 슬랙을 고려할 때 일시적인 효과를 넘어 인플레이션이 계속 가속할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CIO는 "확실히 가늠할 수 있는 쉬운 수치지만, 속도를 고려하면 그 이상"이라며 "월간 대비 수치가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에 뜨거운 PPI 보고서가 지난해 매우 낮은 수준에서 계산돼 인위적으로 높은 연간 대비 수치 이상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씨티그룹은 10년물 국채수익률이 2.0%에서 2.5%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는 "재정 부양책 확대 속에서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인플레이션도 고조돼 미 국채수익률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연준의 다음 정책 움직임은 자산 매입 테이퍼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조나단 피터슨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다른 선진시장 국채수익률 격차는 상대적으로 강한 미국 경제, 장기 국채수익률 상승 저지 의사가 없는 연준으로 인해 더 벌어질 것"이라며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올해 말 2.25%까지 오르고, 2022년 말에는 추가로 25bp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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