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인플레 발생확률, 펜데믹 이전 수준으로 근접

완전고용 회복 지연·강달러 등 물가상승 압력 제한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한국은행은 향후 몇 달 동안 미국 소비자물가는 전년의 대폭 하락에 따른 반사효과 등으로 오름세를 확대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중기적 물가 상승 압력은 높지 않아, 빠른 오름세가 장기간 이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했다.

한은은 11일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에서 미국 인플레이션의 최근 상황과 여건을 점검한 뒤에 이러한 전망을 하였다.

미국 경제는 대규모 부양책과 신속한 백신접종에 더해 추가 재정지출 방안 기대가 더해지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물가는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급락한 이후에 오름세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작년 12월 미 PCE물가는 1.2%에서 올해 2월 1.6%로 0.4%P 상승했다. CPI물가도 같은 기간 1.3%에서 1.7%까지 올랐다.

향후 인플레이션 발생확률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거의 복귀한 가운데 인플레이션 불확실성 수준 역시 올해 들어 높아진 상황이다.

미 10년물 국채로부터 추정한 인플레 리스크 프리미엄은 작년 3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는 값이 클수록 인플레 변동성이 크다는 걸 의미한다.
 

 


<인플레이션 발생확률 및 인플레 리스크 프리미엄>



한은은 단기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을 예상하면서도 중·장기적 물가 상승 압력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물가 상승 여건을 수요와 공급, 구조적 측면으로 나눠서 분석했다.

수요 측에서는 경제 활동과 소비 심리가 빠르게 회복했다.

팬데믹 이후에 세 차례의 경기부양 정책으로 민간 저축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등 소득 기반이 강화됐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저축률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2월 7.2%에서 작년 4월 팬데믹 직후 33.7%까지 치솟았다. 올해 1월은 20.5%로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미 정부는 작년 말 미 국내총생산(GDP)의 4.3%인 9천억 달러의 5차 재정부양책을 마련했고, 올해 3월에 1조9천억 달러(GDP 대비 9.1%) 추가 부양책과 2조3천억 달러(10.8%) 인프라 투자 계획을 연이어 예고한 상황이다.

다만 숙박과 항공 등 대면접촉 경제활동이 제약돼 서비스 소비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는 등 서비스 가격의 상승 압력은 여전히 미약한 수준이다.

고소득층을 향한 증세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재정지출 승수효과를 줄이는 요인으로 꼽혔다.

공급 측면에서는 팬데믹 충격으로 대내외 공급망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면서 투입요소 가격이 전체적으로 불안정해졌다.

기저효과 및 공급병목 등 일시적 요인에 주로 기인하는 만큼 기조적인 공급측 물가상승 압력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은은 최근 유가 회복에 따른 수익성 개선은 셰일오일 생산 증대로 인해 지속되기가 어렵고, 글로벌 공급망의 정상화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구조적 측면도 물가의 상, 하방 요인이 모두 잠재해있다고 평가했다.

저임금 신흥국의 저가 제품 공급, 생산·유통의 혁신을 통한 원가 절감, 중앙은행의 물가안정 공약 신뢰 등은 팬데믹 이전부터 저물가 기조를 지탱하는 요인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움직임, 신흥국 경제성장, 글로벌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기존의 기조적 물가하방 압력요인이 변화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제조업 생산지역인 중국, 동남아, 동유럽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생산가능 인구 감소가 요소투입비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한편 최근의 기대인플레이션 변동은 주로 단기에 집중된 모습을 나타냈다.

또한 물가가 안정적으로 관리된 시기에 성장한 젊은 세대는 기대인플레이션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경향을 시현했다.

반면 1970~80년대에 Great Inflation을 경험한 세대는 재정적자,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한 물가상승 효과가 각인되어 젊은 세대보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별 기대인플레 차이 및 단기 및 장기 기대인플레 추이>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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