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출장 한 달여 만에 국내 경영 현장에 복귀했다.

신 회장은 이베이코리아, 요기요 등 굵직한 인수·합병(M&A) 추진은 물론, 바이오·배터리·스마트모빌리티 등 신사업 구상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최근 일본에서 귀국해 자택에서 자가격리를 하며 주요 계열사로부터 비대면으로 경영 현안을 보고받고 있다.

이번주부터는 주간 업무보고도 직접 주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신 회장이 원격 경영을 지속적으로 해왔으며, 비대면 업무 지시에도 익숙해졌다"면서 "신 회장이 정상적인 출근을 재개하고 각종 현안 해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7월 일본 롯데홀딩스 단독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의 경영권을 모두 장악한 뒤 주기적으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셔틀경영을 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별세한 신춘호 농심 회장의 빈소에 조카인 신 회장이 참석하지 못한 것도 일본에서의 일정과 자가격리 기간 등 때문이었다.

코로나19로 예전만큼 양국을 오가는 게 자유롭지 못하지만, 신 회장은 일본에 머무르는 동안 주기적인 화상회의를 통해 보고를 받고 업무를 지시하고 있다.

신 회장이 국내 경영에 복귀함에 따라 M&A를 포함한 각종 사업 현안을 직접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는 코로나19로 최악의 위기를 맞아 대대적인 사업 재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룹의 양대 축인 화학과 유통을 비롯해 호텔과 식품 분야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한데다, 산업 환경 변화에 제때 대응을 하지 못하면서 롯데는 경쟁사들과의 격차가 상당히 벌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유통의 맞수 신세계가 네이버와의 지분 맞교환, 야구단과 여성패션 편집몰 W컨셉 인수까지 발빠른 행보를 보이면서 롯데를 조여오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롯데는 본업을 잘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 "걔네(롯데)는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라는 도발 발언으로 직접 자극하기도 했다.

신 회장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는 유통은 물론 바이오, 배터리, 스마트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롯데는 일단 시장에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적극 검토 중이다.

현재 실사를 진행하며 다음달 말께 예정된 본입찰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롯데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하면 시장점유율을 급격히 끌어올리며 쿠팡이나 네이버 쇼핑에 맞설 규모로 온라인 사업을 키울 수 있다.

이와 별도로 내달 4일 요기요 예비입찰 참여를 놓고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와 요기요 인수가는 각각 5조원, 2조원 안팎으로, 신 회장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롯데는 최근 코스닥 상장기업 엔지켐생명과학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바이오산업 진출을 추진하고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 인수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함으로써 중고품 거래 시장에도 발을 들여놓았다.

아직 큰 그림은 나오지 않고 있으나 다양한 신사업에 발을 들여놓음으로써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을 모색 중인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현재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는 M&A만해도 5개가 넘는다"면서 "과거 신 회장의 M&A 추진력을 볼 때 경쟁 그룹사를 압도하는 규모의 베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롯데의 상징을 바꿀 정도의 과감한 사업 재편을 준비 중이라는 얘기도 들린다"면서 "이르면 상반기 중 구체적인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3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