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주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제팀 수장이 연쇄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부 최장수 장관 타이틀을 달게 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시작으로 내달 초 임기가 만료되는 윤석헌 금감원장까지 순차적으로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2일 청와대와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오는 15일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주요 전략산업 현황과 더불어 경제현안 전반을 점검한다.

문 대통령이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직접 주재하는 것은 약 4개월 만이다. 4·7 재·보궐선거 참패의 충격을 수습하기 위한 쇄신이 절박한 만큼 이번 회의에서 그간의 정책 성과를 되짚어보고 개각을 포함한 인사교체 구상을 점검할 것이란 전망이다.

개각의 신호탄은 이번 정부의 마지막 총리 임명이다. 현재 이란을 방문 중인 정세균 총리는 13일 귀국 직후 사의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가 임명되는 대로 부총리를 시작으로 한 경제팀 수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 2년 4개월간 경제팀 사령탑을 맡아온 홍 부총리도 교체 쪽으로 기울었다는 전언이다. 그는 작년 11월에도 대주주 양도소득세 대상 확대건으로 사의를 표했으나 반려됐다.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에 부동산 민심이 크게 영향을 미친 만큼 쇄신을 위한 경제팀 전반의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다만, 홍 부총리의 경우 그간 이번 정부의 국정운영 철학을 흔들림 없이 견지해왔다는 평가에 힘입어 후임 총리 하마평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재 경제부총리 후임으로는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노형욱 전 국무조정실장, 고형권 경제협력개발기구 대사,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만약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부총리으로 옮기면 차기 금융위원장으로는 김용범 전 기재부 제1차관,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등을 손꼽는다. 김 전 차관은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그리고 금융감독원장 후임으로도 거론된다.

일부에서는 홍 부총리 교체로 가닥이 잡히면서 은 위원장은 잔류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도 있다. 은성수 위원장과 유력한 차기 부총리로 거론되는 구 실장은 노무현 정부부터 10년 이상 현 정권의 철학을 이해하고 있다는 데 방점이 찍혔다면, 은 위원장은 경제정책 전문가로 금융 현안을 해결하는데 더 적합하다는 평가가 우세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에 올인하는 이번 정부가 차기 대통령 선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실무를 챙겨야 하는 금융위원장을 새로 임명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금감원장의 경우 경제팀 연쇄 이동의 마지막을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초에 임기가 만료되는 윤 원장은 역대 세 번째로 3년의 임기를 모두 채우게 됐다. 윤증현 전 원장과 김종창 전 원장이 행정고시 출신의 경제관료였음을 고려하면 민간출신 원장으로는 첫 사례다.

금감원 내부에서도 원장의 교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차기 원장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모양새다. 금감원은 이달 말까지 라임 등 기관과 개인에 대한 중징계 가능성이 큰 사모펀드 제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그간 윤 원장이 사모펀드와 관련한 강력한 제재 필요성을 주장했던 만큼, 임기 내 해당 사안을 마무리하고 후임 원장에게는 제재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후임 금감원장 하마평에 워낙 많은 인물이 거론되고 있어 누가 바통을 이어받을지는 안갯속이다. 현재로선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김종호 청와대 전 민정수석,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그리고 김은경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 등이 거론된다.

김오수 전 차관은 윤석헌 원장이 임명될 당시에도 금감원장 하마평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정부에서 공정거래위원장, 국민권익위원장, 감사원 감사위원, 법무부 장관에도 거론된 바 있다. 현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후임을 뽑는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 중 한 명으로도 이야기된다. 정치권 안팎에선 검찰이든 금융 검찰이든 얼마 남지 않은 이번 정부에서 요직을 차지할 유력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정 대사와 김용범 전 차관도 금감원장 하마평에 거명된다. 다만, 은성수 위원장이 잔류하면 금감원장까지 경제관료 출신에게 맡기긴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들어 금감원을 이끌어온 최흥식·김기식 전 원장 모두 비(非) 경제관료 출신이었다. 다만, 이런저런 잡음이 적지 않았다.

이에 금융당국 안팎에선 금감원장의 경우 경제팀 연쇄 이동의 마지막 퍼즐인데다, 앞단의 인사 결과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더 높은 차원의 고차방정식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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